추상적이야. 무슨 말이야. 다자이 오사무의 어릿광대의 꽃을 읽는다. 머리 아프다. 프리재즈가 흐른다. 의아하다. 결론을 기다리기보다 재촉하기 바쁘다. ‘이겨내라고 용기 주기 vs 끈질기구나라고 비난하기’의 대결이 되겠다. 파리 혹은 벌떼들의 소음. 아아, 졸리다. 익숙해진 것인가. 불협적으로 나풀거리는 나비의 무용에서 오는 편안함.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행. 나비는 갔다. 손가락 한 가닥을 머리 위로 치켜세우기라도 한다면 맴돌다 마침내 안착하는 확신의 잠자리의 비행으로부터 배반.
바비의 섬세한 터치는 잔잔한 일렁이는 파도겹겹이와 같다. 어스레한 새벽녘이 며칠 이어진다. 끝이 난 줄 알았던 착각의 장마. 간접조명이 오후 두 시부터 따스한 차 마시기 좋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힘겨우겠지. 시의적절하게커녕 시의부적절한 날씨 덕분에 일찍이 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곧 죽을지도 모를 놈들도 있다.
라벤더 민트티는 오후 두 시에 마시기 좋구나. 어후, 무겁다. 성인이 견딜 수 있는 온도에 걸맞은 따듯한 라떼 한 잔을 담았던 잔이다. 여기엔 티백 하나와 200ml의 물이 지금 담겨 있다. 허나, 에스프레소와 스팀우유의 조화로움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민트티의 현재 온도가 93도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후, 무겁다. 무거우면 손잡이를 깊숙이 잡으면 되는 줄 알았다. 어후, 뜨겁다. 어쩌란 말인가. ‘이겨내라고 용기 주기 vs 끈질기구나라고 비난하기’는 만물의 대결이었다. 민트티 한 모금은 끈질기게 마시고 만다. 양치질한 줄 알았다. 시원하다, 뜨거운 게.
레코드가 끝이 났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비 오는 날에는 역시 마일즈지!라고 중얼거리며, It Never Entered My Mind를 흘리게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