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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by 유현우

바퀴 다 닳았겠네,라고 무심히 툭 던지는 엄마의 농. 눈썹 끝이 입술까지 닿을 정도로 웃음을 자아냈다. 눈을 뜨고 가볍게 양치와 세수로 졸음을 떨쳐 내었다. 바퀴 없는 실내 자전거에 몸을 실은지 육주차 아마도. 이 순간만큼은 아니, 처음 배우는 운동을 할 때만큼은 반드시 시간을 확인하는 나. 어쩌면 그냥 하다 보면 이 운동마저도 시간을 살해하면서 할 수 있겠다,라는 약간의 기대만 품은 채 살아간다. 난 오늘도 운동 하나 했기에 나머지 오늘을 평온하게 흘릴 테다. 그리고 먼 훗날에 그러니까 그냥 무언가를 하면서 시간이 안중에도 없음을 증명해 낼 테다. 웃긴 건 위대한 위인이 해왔던 삶에 빗대어 나의 오늘날 평온함을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있겠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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