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데.

by 레이

나름 로컬에서 유명하다는 우동집을 찾았습니다. 정말인가 봐요. 토요일 점심시간인데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어르신 내외도 있고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들, 젊은 커플, 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이 정도면 일단 합격이지요.


신기해서 주위를 돌아보는데 카운터 아래쪽에 "면이 맛있는 집"이라고 적혀있는 것 아니겠어요? 도대체 얼마나 면에 자신 있으면 저렇게 써놨을까, 기대감이 불쑥 올라왔습니다.

메뉴를 둘러보고 새우튀김 우동과 돈가스를 주문했습니다. 잠시 후 식사가 나왔고 전 언제나처럼 사발을 들고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켰어요. 음?! 좀 짠가? 면은 맛있지만 국물은 아니란 뜻인가? 해괴한 생각을 하면서 새우튀김을 집었습니ㄷ... 앗 뜨거, 앞접시에 도로 내려놨습니다. 기대감에 좀 흥분했나 봐요. 잠시 심호흡을 하고 국물을 맛보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국물 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쓰오부시 맛도 잘 올라오고 고소한 간장과 고명으로 넉넉하게 올라온 파맛과 김맛이 잘 어울렸어요. 이걸 왜 짜다고 느꼈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처럼 맛에 둔감한 사람은 함부로 맛을 얘기하면 안 됩니다.

원래 한국우동은 국물로 먹고 일본우동은 면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면이 맛있는 집이라 하니 기대를 하게 됩니다. 면은 동그랗고 지름이 약 3mm 정도였어요. 새우튀김에 데었으니 면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대여섯 가닥을 잡고 후후 불어 밀어 넣습니다. 너무 단단하지도, 그렇다고 무르지도 않은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확실히 식감도 좋고 국물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적당히 식은 새우튀김도 실했어요. 그런데 도대체 모르겠더라고요. 딱히 특별한 거도 없는데 무엇이 사장님의 자부심을 만든 건지를요. 면 맛있으면 된 거지, 뭐가 문제냐고요? 문제없어요. 다만 제가 궁금하였을 뿐.


잘 먹고 계산하면서 물어봤어요. 왜 면이 맛있는 집인지요. 숙성을 잘 시켜서 그렇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아, 그런 걸 제가 알 수가 있나요. 계산을 받는 분이 사장님인지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숙성을 잘 시켜서 맛있다"라고 쓰시면 사람들이 훨씬 맛있다고 할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왜냐고요? 다 아시잖아요. 사람은 아는 만큼 즐긴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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