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만 18세의 이야기
저는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습니다. “한국에선 나 유졸(유치원 졸업)이야”라는 농담을 아직도 종종 할 만큼요. 소위 “유학 붐”이 일던 2000년대 후반, 초등학생 때 가볍게 떠났던 어학연수는 우연히 필리핀 마닐라 국제학교 진학으로 이어졌어요. 다행히 성향에 맞아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을 즐기며 자랐고, 자연스럽게 문화의 차이와 세계의 다양성을 배우며 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어릴 적엔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세계 대통령인 줄로만 알고 “나도 저렇게 멋진 외교관이 돼야겠다”고만 생각했어요. 대학 지원 시에 전공은 당연히 국제관계로 정했습니다.
미국식 교육을 받은 환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미국 대학을 목표로 했던 만큼,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하는 눈물겨운 성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합격 메일을 받았을 때의 감격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러나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다른 선택지를 찾아야 했고, 처음으로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왜 홍콩이었냐?”라는 질문을 아직도 자주 받는데요. 많이들 예상하시는 것만큼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에서의 생활, 한국과 가까운 물리적 거리, 제3외국어로 공부했던 중국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비교적 낮은 학비의 아시아 명문대라는 특성까지, 여러 현실적인 조건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현실은 생각보다 막막했습니다.
(아시아권 대학 진학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추후에 별개로 더 풀어보도록 할게요.)
광동어와 현지 문화의 벽은 높았고, 동아리 하나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어요. 외교관이라는 꿈을 품고 국제관계를 배우러 간 곳에서, 막상 외국인 신분으로 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어려움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섰던 계기가 됐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어떻게 가장 재밌게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을까?”, “나처럼 당혹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있다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처럼 이 곳을 찾을 후배들에게는 어떻게 더 나은 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을까?”
그런 고민 끝에 저와 비슷한 국제적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인연이 닿았고, International Society 라는 홍콩대학교 최초이자 유일의 영어 기반 국제 학생 커뮤니티의 설립 초기 단계에서 임원진으로서 확장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또한, 교내 최초의 영자 신문 The Lion Post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도 했습니다. 국제 학생들의 비중이 가장 높은 기숙사에 거주하며 이벤트 매니지먼트 팀과 함께 High Table과 같은 주요 행사들을 기획·주최하고, 미디어 팀으로서는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의 이야기를 인터뷰하고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주어진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키워나가려 했던 노력이 대학 시절 가장 큰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네요. 당시에는 속이 터지게 답답하고 눈물나게 힘겨웠지만, 스스로 선택한 여정을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했던 경험이 이후 커리어에도 중요한 기반이 됐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제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방향성을 만들어 준 소중한 첫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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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챕터의 성장 포인트 3가지
1.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낸 주도성
2. 글로벌 커뮤니티 형성과 영향력의 기반 마련
3. 문제 해결 과정에서 재미와 열정을 발견
� 나에 대해 깨닫는 장점, 성향, 가치관 3가지
1. 제약을 도전으로 바꾸는 태도
2. 사람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능력
3. 나만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남기고자 하는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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