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분위기였다.

- 레티로 공원에서의 여유로운 순간들

by 라영이

모든 것을 품은 듯한 레티로 공원의 풍경은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걸어가는 길에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곳이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라는 게 더 선명히 보였다. 가벼운 러닝을 하는 현지인들 사이로, 오리배를 타며 웃음소리를 주고받는 여행객들이 보였다. 나는 두꺼운 겨울옷과 목도리를 했는데, 인생샷을 찍으려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그 한가운데 서 있었다.


조금 더 둘러보니, 커플티를 맞춰 입은 신혼여행 온 듯한 한국인 연인도 눈에 들어왔다. 손을 꼭 잡고 걷는 70대 유럽 부부의 느긋한 뒷모습도 보였고, 한 라틴계 커플은 벤치에서 잠시 쉬며 서로를 향해 작은 미소를 주고받았다. 누구든, 어디서 왔든, 이곳에서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햇살은 나무 사이로 쏟아졌고, 호수 위 윤슬은 끝없이 잔잔했다. 여행객의 웃음소리와 오리배의 느린 움직임, 현지인의 규칙적인 발걸음이 하나의 흐름이 되어 공기처럼 스며들었다. 그냥... 어떤 모습이어도 되는 곳. 모든 것을 품어주는 순간.


그래, 여긴 진짜 자연이었다. 그 자체로 완벽한, 자연.



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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