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미모미 MomiMomi Apr 06. 2020

그저 그런 사람

그저 그런 사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
‘그저 그런 사람’이라는 말

그저 그런 사람이/그저 그런 일을/그저 그렇게 하고/그저 그런 글을 쓰고/그저 그렇게 살다
그저 그렇게 이별할까 봐 

그저 그렇게 두드리다가
마침내 알을 부수지 못할까 봐

그저 그런 힘으로
온몸 내 던지지 못할까 봐

그저 그런 이라는 말
잠이 들어서도 선잠을 깨던 날
깨알이라도 어제와 달라야 하는 내 삶의 일 할
겹겹이 둘러싸인 틀을 벗겨야 하는 나의 알

그러나 희망은 언제나 꼬리를 감추지 않는다

그저 그렇지 않은 누구도
그저 그런 수만 번의 담금질을 했다
그저 그런 자기 생의 그림에 수만 번의 예술의 붓질을 더했다

오늘도 그저 그런 글을 쓰고/그저 그런 삶을 살면서/그저 그런 덧칠을 해야 하는 이유 
그저 그런 작은 우주에 도착한/그저 그런 내가/광대한 우주로 돌아가기 전에 수만 번의 삽질을 해야 하는 이유 

그저 그런의 반복에 감추어져 있는
그저 그렇지 않은 내 안의 핵을 만나기 위해서다
핵은 수만 번의 그저 그런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이빨요정(Tooth Fairy)과 '돈'기부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