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America Great Again도 향수일까요.
영광스러운 과거의 시절, 모든 것이 따뜻하고 좋았던 옛날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향수라는 감정을 한 번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누구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했던 경험을 더 뚜렷하고 아름답게 기억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시기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감수성이 풍부하기도 하고, 뇌세포들의 연결들도 활발하게 생성과 사멸을 반복하는 때라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또한 이 연령대에는 많은 것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감정이 더 많이 실리기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누구나 과거의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갖게 됩니다. 처음으로 가본 곳, 처음으로 먹어본 것, 처음으로 해본 것 등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지요. 그래서 요새 그런 말들을 많이 하더군요. 그때가 그리운 것인지, 그때의 내가 그리운 것인지 모르겠다는 말 말입니다. 둘 다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만, 아마도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지도 사소한 것들로도 감동을 받던 그때의 내가 더 그리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노령화겠지요. 예전보다 사람들은 훨씬 오래 삽니다. 한 개인이 자신의 황금기인 20대를 반추하다가 60대에 사망하는 것과 같은 시기를 그리워하다가 80대에 사망하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20년 세월을 더 과거에 매달리는 것일 테니까요. 그리고 노령화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이들의 비율이 사회 전체에서 증가할 것이 자명합니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니 인간이 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나이가 들면 적응하는 능력이 더 느려지니 과거에 대한 그리움은 커집니다. 예전에는 다 사람들이 주문을 받아서 “인간적이고 따뜻”했는데, 이제는 복잡한 키오스크를 상대하는 것에 위화감이 느껴지고 불편합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배달해 주는 종이로 된 신문과 잡지를 읽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서 “인간미”가 없다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현재에서 돌아보는 과거는 지금보다 더 인간적이고, 따뜻하고, 비물질적으로 느껴집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비인간적인 처우에서 일하던 이들이 있었고, 지금보다 훨씬 더 편견과 불평등이 심하던 사회도 있었고, 지금보다 훨씬 더 냉혹한 법칙이 지배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과거에 있던 불합리함과 부조리는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개선되었지만 우리는 좋아진 것에 대해서는 좀처럼 주목하지 않습니다. 나빠진 것이 더 커 보이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니까요.
현실은 늘 너저분하고, 힘들고, 극단적이고, 분열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비해 과거는 평등했고, 목화적이고, 끈끈한 공동체가 존재했다고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고, 그때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이 과거에서 비롯된 것임을, 그리고 사회를 과거로 되돌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그대로 드러난 현상이 트럼프가 외치는 Make America Great Again 입니다. 트럼프가 유세 때 가장 많이 쓴 단어가 again 이라고 합니다. 과거의 미국을 마치 유토피아였던 것처럼 생각하며 그때로 돌아가자고 말하지만 그때 정말 지상의 모든 이들이 행복했던 것일까 의문이 듭니다.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때가 좋았다는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다뤄야 할 것은 현실입니다. 반추와 후회로는 지금을 바꾸기 어렵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