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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꿨다 한들

마를 수 없는 사랑은 여기에 있는 것 같아

by 도공유

사랑.

내 사랑에 급급해서 밤마다 그 사람과 사랑하게 해달라고 비가 내릴때까지 지낸다는 기우제처럼 빌었다.


현실.

당장 하고 넘어가야 할 일들이 내 앞에 작은 언덕들을 만들었다. 산악 자전거를 홀로 타고 그 구간들을 모두 넘어가던 차에 내가 당분간 사랑을 계속 써내려갈 수 있을까 2초정도 고민했다. 왜냐면 산악 자전거를 타고 있을 때 딴 생각을 하면 위험하기에.


도공유

최근.

할머니네 간다고 전해놨는데 겉문이 잠겨있어서 할아버지가 열어줬다. 할머니는 내가 방 문을 열자 온다고 한 게 맞았냐면서 평소와 다른 반응을 했다. 분명 내가 온다고는 했는데 문자도 전화 기록도 없어서 손주가 보고싶어서 꿈을 꿨나 싶었다고 했다. 나는 기억 안 나는 게 자연스럽다는 듯 내가 문자로 안 했나? 그럼 카톡으로 했나보다 하며 넘겼다. 할머니는 내가 보고싶어서 꿈을꿨나 했다는 말을 두 번씩이나 더 했다.


할머니는 저녁을 먹으라며 조기 하나 구워놨다고 했다. 꿈인가 싶어 밖에 문도 안 열어놨으면서 저녁으로 조기는 구워놨다. 꿈이었더라도 조기는 구워놓은 그 마음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통 느끼거나 낚아채기 어려웠던 그 마음. 다시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의 모습을.


허다한 꿈이라고 한들 나는 너를 위해 준비해놓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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