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꽃

시인이 되고싶어

by 김삼류

나무


내 살결은 너무 부드러워 그리고 너무 하얗지.

이 살결로 무슨 인생을 살겠어.

그렇게 하얗고 투명한 피부로 살면 모두가 나의 속을 들여다 볼 거야.

나의 얄팍하고 이기적인 생각까지도 모두 들켜 버릴거야.

단단한 껍질로 몸을 감싸 아무도 너의 생각을 읽지 못하게


영혼의 다리가 너무 가냘프다고 생각해

걸을 때 마다 발이 달싹거리며 지면위로 올라가지

그런 다리로는 어린아이의 뜀박질에도 흔들릴거야.

두 개의 다리는 부족해 더 많은 다리가 필요해


나무가되어야겠다.


발가락으로 지면을 꼬집어 발톱을 길러 땅을 파고들어가 뿌리를 내려

손톱을 길고 뾰족하게 길러내 온몸을 긁어 피가 날 때 까지

피부위로 갈색의 딱지가 덮혀오네


두 팔을 위로 뻗어올려 태양을 느껴

라즈베리맛 구름을 맛볼 때

나의 영혼은 아몬드 씨앗을 총에 장전한채 달려간다.


나무가 되지못한 내 머리통을 향해 총을 갈겨

씨앗은 내 뇌를 먹고자라

까만머리가 푸르른 잎사귀가 되었네

바람에 꽃잎이 흩날리네


나는 내 외로운 영혼을 기다렸어

영혼을 담던 고깃덩어리는 나무가 되었어

껍데기가 없어진 나의 영혼은 그림자 없이 걸어오는구나

여전히 외로워보여

하지만 나무가 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지


햇빛이 뜨겁구나

살랑거리는 내 가지아래에 쉬다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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