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교통사고

by 마음채

“쾅”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는 순간, 나는 잠깐 멈칫했고, 달려오던 차가 내 차량과 충돌했어요. 머리로는 작은 사고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음은 달랐습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 그 생각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괜찮으세요?”라는 말이 오갔지만, 내 심장은 한동안 멎은 듯 뛰었어요. 몸은 멀쩡했지만, 마음 한쪽에 작은 금이 간 것처럼 불안이 번졌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하지만 괜히 부끄럽다.’, ‘담당자는 조금 미흡하지만, 그래도 보험사가 있어 다행이다.’ 이런 생각들이 뒤섞여 하루 종일 머릿속을 어지럽혔어요. 차는 견인되어 갔고, 다음날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동안에도 내 안에는 계속해서 묘한 떨림과 불안이 남았습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들이 자꾸 멈칫거렸어요. 길을 건널 때도 괜히 속도를 늦추었고, 핸들을 잡을 때마다 손끝이 떨렸습니다. 별일 아닌데도, 마음이 쉽게 흔들렸어요. 자다가도 오토바이 굉음 소리에 잠을 설치기도 하며 불안한 나날의 연속이었어요.


그러나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그 일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어요.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오는 삶의 불청객일 것이다.’라고요. 저는 그 불청객을 내쫓기보다, 손님으로 맞이해 그가 내게 남기고 간 흔적을 조용히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일상에서 ‘평온을 유지하는 연습’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내 마음의 속도를 다시 조정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어 햇살을 맞이하고,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기가 저는 일과의 시작이에요. 컵을 잡는 제 손이 낯설었습니다. 마치 운전대를 잡는 느낌이었어요. 손을 한참 동안 쥐었다가 폈다가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따뜻한 온도를 느끼고 혈색이 밝아지면서 마음이 안정되었습니다. 속도가 느려지는 호흡을 느끼며 그렇게 출근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차를 타고 다시 도로에 나서던 날, 처음에는 긴장으로 어깨가 굳었어요. 하지만 창문 너머로 스치는 바람이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했어요. 사고가 남긴 불편함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그 안에는 이상하게도 감사의 마음이 함께 있었습니다. 살아 있음이, 그리고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최근에는 지인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어요.

초조하게 기다렸던 보험사의 결과는 시간이 흘러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사이 내가 얼마나 단단해졌는가 하는 것이에요. 지금은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을 종종 중얼거립니다. 힘들었던 일도 언젠가 지나갈 것임을 생각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눈앞의 일에 집중하기 쉬워집니다. 시간은 서두르지 않아요. 대신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를 치유합니다. 어쩌면 이번 일은 나에게 “천천히 괜찮아지는 법”을 가르쳐 준 선물이었는지도 모른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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