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보고싶다.
E를 보고 싶은 마음과
Y를 보고 싶은 마음은 다르다.
예전에는 그 미세한 마음의 차이를 잘 몰랐다.
그저 누군가 내 옆에 24시간 연결되어 있기만 하면 다 되는 줄.
그러면 누구든 다 좋았다가 싫었다가 했다.
누군가를 보고싶어 하는 마음이 조금씩 다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문득 갑자기 다른 마음을 알게 되었다. 똑같이 '보고싶다'고는 하지만,
E를 보고싶은 마음과 Y를 보고싶은 마음은 같지 않다. 미세하게 조금씩 다르다.
E를 보고싶은 마음 안에는 약간의 죄책감과, 짙은 그리움과 불안함이 섞여 들어가 있다고 하면,
Y를 보고싶은 마음 안에는 약간의 그리움과 조금의 안정감과 놀고싶은 마음들이 겹겹이 들어가 있다.
똑같이 보고싶지만 조금은 다르게 보고싶은 마음.
나는 항상 누군가 인기 많은 사람을 좋아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저 사람/혹은 친구는 내가 굳이 좋아해주지 않아도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내가 좋아해주는 마음은 그 사람 안에서 사막의 모래알만큼이나 눈에 띄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반짝이고 먼지같은 모래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을 테니까. 누구의 마음인지 알 수 없을 테니까.
그런데, 언젠가 그런 말을 들었다.
"사람들이 주변에 아무리 많아도 A에 대한 마음, B에 대한 마음은 다 달라요. 그래서 만약 R씨가 좋아해준다면 그건 또 다른 기쁨일거에요.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줘도, 그 무게와 마음은 다 다르니까. R씨가 좋아하는 마음은 또 그 마음대로 상대방에게 기쁨을 줘요"
그래서 내가 말했다.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난 그 사람이 너무 욕심이 많은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나까지 그 사람에게 잘해주고 좋아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나는 어쩌면 여전히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많은 마음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는데 어떻게 누가 누군지, 얼마만큼의 마음인지 구분이 되겠나.
그래서 하찮은 내 마음 하나쯤은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아도. 나 혼자만을 위해 가지고 있어도 되지 않을까. 사람들은 너무 욕심이 많으니까. 그렇게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있어도 늘상 받고싶어하기만 하니까. 내 마음 하나쯤은 아무에게도 주지 말자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엔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이 다 똑같은 색채와 무게를 띄지는 않는다고. 내가 내 주변인들에게 갖는 마음들도 조금씩 다를 거라고. 그래서 누군가를 질투할 필요도, 스스로 소외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고. 오늘처럼 문득 또 깨달아가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