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상담(1)

by 발작가

상담 예약에 가까스로 성공 한 뒤, 나의 첫 상담이 시작되었다.

상담자는 첫 상담에서는 히스토리 테이킹을 위해 상담 시간이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한 후, 나를 편안한 소파에 앉게 했다. 그리곤 편안한 자세로 기대어 있으라고 지시하고는 눈을 감으라고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일단 이 자세 부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무언가 낯선 공간에 왔고, 또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사람 앞에서.. 내집 안방마냥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중간중간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했고 너무 불안한 나머지 손도 가만히 두질 못하고 계속 꼼지락꼼지락 대기를 반복했다.

상담자는 초면에 정말 많은 질문들을 했다. 아주 어릴적 이야기부터 유년기시절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고 자세한 부분들을 물어보았는데. 나는 솔직히 대답하기가 무척 꺼려지고 머뭇대게 되었다. 여전히 이 상담이라는 낯선 세팅에 들어온 것이 낯설었고 더구나 상담자는 더욱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씩 답변을 하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함구하기도 하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말끝을 흐리며 겨우 대답하기도 하였다.


길고 긴 상담이 끝나고, 나는 이상한 기분이 되었다. 마치 사기라도 당한 사람처럼... 뒤통수가 쎄하고 내가 지금 이 낯선 사람한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이렇게 지껄이고 온거지???? 라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가족 얘기에 대해서... 내가 내 가족을 이렇게 나쁘게 표현해도 됐나??? 그들이 나쁜건가???? 나는 뭐지? 나는 피해를 입은걸까??? 등등의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아 떠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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