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상담(2)

by 발작가

불편하고 낯설고 어색하고 불안했던 첫 상담 뒤로 나는 총 9번의 상담을 더 진행했는데, 아무리 상담에 갈수록 나는 점점 더 말수가 줄어들어, 급기야는 20분이고 30분이고 침묵만을 지키다가 집에 오기 일쑤였다. 아무리 해도 상담자가 날 소파에 기대게 하고 눈을 감게 하는 자세 까지도 여전히 계속 어려웠다. 상담자는 내가 이 자세를 불편해 하는 이유는 불안감이 그만큼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알려주었다. 뿐만 아니라, 상담자는 10만원 가량 되었던 상담료를 내 사정을 고려하여 5만원으로 할인해주기까지 하였고, 그룹상담을 추천하여 무료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였다.



그룹상담

내게는 더없이 불편하고 좋지 않은 자극이 되었던...


그룹상담에도 실제로 5번 정도 참여해 본 적이 있는데, 뭔가 그곳에서도 나는 강렬한 불편감을 느꼈다. 8~1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이야기를 돌아가며 하면, 모두가 갑자기 동시에 펑펑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각자가 할 수 있는 위로의 말들을 그 사람에게 건네주곤 했다. 그런데 나는 그 모습들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나는 다른 사람들의 사연에 절대 눈물이 나지도 않았다. 모두가 울고있는 와중에 나만이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서 우는 사람들을 멍청하게 지켜보았다. 내 마음 속에는 계속 이런 말들이 떠다녔다. "당신들이 뭔데?? 당신들이 날 이해할수나 있어?? 뭔데 나한테 위로를 하는데??? 가식적인 인간들"



카톡 테러의 시작

상담자에게 하루에 300통 가까이 되는 카톡 테러를 했다


개인상담도 7번, 8번을 가도 진척이 없고, 5번째 부터였나? 나는 상담자에게 폭풍 카톡 테러를 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그날 상담에 다녀왔는데. 아무말도 못하고 30분 있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너무 열이 빡치는것이다. 그래서 집에 가는 길에 상담자에게 카톡을 수백통을 보냈다. "야이XX야, 너때매 내가 아무말도 못하고 돈낭비하고 시간낭비했잖아!!! xx야!" 이런 식으로 당시 내 안에 있던 모든 분노와 불쾌감을 가득 담아서 상담자에게 카톡 테러를 수백통 보내고. 또 일상에서 내가 가족들때문에 너무 힘든 일이 생길때마다, 긴급으로 상담자에게 죽겠다고 카톡을 수백통 또 보내고. 상담자는 나의 카톡테러를 10회기 동안 받아내고서 결국엔 내게 일방적 종결 통보를 했다.


일방적 종결 통보

병원에 가보셔야 할 것 같다는 충격적인 말


어느 날 상담자는 톡으로 내게 말했다. "더이상 저한테 카톡 보내지 말아주세요. 저는 ㅇㅇㅇ씨를 더이상은 상담 못할것같아요. 병원에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 라고.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과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일주일간 잠을 한숨도 자지 않고 그 상담자에게 계속 톡을 보냈다. 당시 나는 영어학원 조교 알바를 하던 중이었는데. 밤새도록 톡을 수백통 보내고 나서 담날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학원에서도 틈날때마다 톡 테러를 했다. 정확히는 매달렸다. 선생님,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ㅜㅜ 밤잠을 포기하고 매달리기를 계속 하다가 결국엔 센터에 전화까지 했는데, 다른 직원이 받고서는 "ㅇㅇ선생님이 그러시는데, ㅇㅇㅇ님은 병원에 가보시래요" 하고 뚝. 끊는것이다. 나는 이 때 병원에 가보라는 말 때문에 또다시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미치지 않았는데 말이다. 나는 정상이라고!!! 나는 정신병자가 아니라고!! 혼자 울부짖고는 그제서야 그 상담사를 향한 톡 테러를 멈출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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