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셜링을 하고 왔다. 지난 주 부터 매 주 토요일 디지털 드로잉 모임에 가입하여 오늘이 두번째 시간이었다. 오늘은 우리 오빠네 강아지 코코를 그렸고 모임장님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완성하였는데 너무너무 뿌듯했다. 새언니한테도 보내주고, 친구들한테도 그림을 보내 자랑을 했다. 그림을 그리고 자랑을 하는 내내 안절부절이었다. 발을 어쩔줄 몰라 동동동 구르고 손을 어쩔줄 몰라 지금은 계속 타자를 치고 있다. 오늘은 분명 좋은 에너지를 받아 왔다. 일단 사람을 만났고. 대화를 했고. 만족스런 그림을 완성했고. 또 그걸 친구들에게 보내 다시 대화를 했다. 오늘은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은 날이었다. 확실히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아지면 나는 에너지 과잉 상태가 된다. 약한 조증이 온 듯, 온 세상이 즐겁고 안절부절 하지 못했으며, 집에 와서도 계속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이메일을 보냈고 글을 써제꼈다. 무언가 오늘은 글을 쓰는것에 대해서도 영감이 여러개 떠올라, 또다시 안절부절 하지 못하였고. 세상에 갑자기 너무 즐거워 안절부절 하지 못하였다. 지금도 책상앞에 앉아서 발을 동동 구르며 타자를 치고 있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으로 인해 약한 조증이 온 것 같다. 조증이 올 때면 늘 그랬다. 안절부절. 행복하고 세상이 아름다운 기분도 기분이지만,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증상이 늘 있었다.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건 불안때문일까? 늘 죽고만 싶어하던 내가 갑자기 에너지 과잉 상태가 되어 행복감을 느낀다는게 비정상적인 것이어서 불안이 계속 따라오는것일까. 그렇다, 나는 불안하다. 이 좋은 에너지 과잉 상태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동안은 사실 잘 인지하지 못했다. 조증에서 불안이 따라온다는 사실을. 그동안은 계속 에너지 과잉상태에 행복감, 세상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을것만 같은 에너지에만 집중하느라, 불안이라는 증상을 미쳐 깨닫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은 종일 안절부절 못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조증상태에서 불안이 오는것은 왜일까?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조증상태에서 오히려 자살률이 더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의 나는 무언가 계속 불안하다. 그래서 계속 타자를 칠 수 밖에 없었다.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해서 어떤 글자라도 만들어 내야만 했다.
안절부절 못하는 내내 행복감은 줄어들고 불안이라는 새로운 고통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고통스럽다. 이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상태가 어서 소강상태를 맞이하길. 차라리 우울해지길.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 평소라면 조증상태를 즐기던 내가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것 일까? 오늘의 경조증은 평소와 조금은 다른 느낌이 든다. 불안은 고통을 만들어내고, 불안이라는 고통 속에서 나는 안절부절 못한다. 과연 나는 다른 무언가를 통해 이 고통을 해소할 수 있을것인가? 괜찮다, 괜찮다 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며. 이 상태가 잦아들길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