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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작가 Jul 04. 2023

221022 토요일: 음료수 사건

세번째 입원: 20221018~20221029


주치의 면담 (토요일이라 짧은 면담) 


주치의는 8시반쯤 왔다가 갔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짧은 면담만 있어서 주치의가 나 잘지내는지만 확인하러 왔다고 했다. 개방병동 가고싶다고 했는데 그것도 일단 주말지내보고 월요일에 다시 논의하겠다고 했다. 오락가락하는건 굉장히 안좋은 전조증상이라고 말하면서 누워만 있지 말고 활동을 해봐라고 조언해주셨다. 걷는게 우울증약 1알을 먹는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열받는다. 화가 난다. 냉장고에 링티 넣어놨는데...... 새건데 누가 그걸 따 먹었다. 정말 불쾌하다. 지금 파괴충동이 올라온다 얼른 이 폐쇄를 벗어나고 싶다. 





음료수 사건!! 


아빠가 이불 가져다 주러 왔을때 내 최애 음료인 링티제로를 2개 집에있던걸 가져다 주셨다. 하나는 따서 마시다가 넣어두었고 하나는 새거 그대로 이름써서 넣었는데. 토요일인 오늘 먹던거 마시고 새거꺼내니까 음료수를 여는데 너무 스윽 - 하고 힘안들이고 열리는거....... 자세히 봤더니 용량이 full 이 아니라 줄어들어있다.... 간호사한테 알렸는데 공용 냉장고 주변은 CCTV가 없어서 범인이 누군지 모른다고 어쩔수없다고..... 기분나쁘겠지만 이해해달라 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은 모든걸 파괴하고싶다. 병원서 난리난리치고싶은데 참는다.... 이러다 폐쇄에 오래 갇힐수도 있으니까.. 암튼 아침부터 졸라게 빡이 친다. 


간호사한테 얘기해서 주치의한테 전달해달라고 했다. 개방병동으로 옮겨달라고.. 간호사는 일단 진정하라고 약을 줬다. 바로 옮길수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일단 주치의에게 쪽지는 보내놓았다고 했다. 



사실 나는 간호사한테 협박조로 말하고싶었다. "지금당장 개방병동으로 안보내주면 죽어버릴거야!!!!!!!!!!!!!!"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한번 참았다........ ㅜㅜ 



이날은 종일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했다. 신생아 마냥 누워있었다. 



기분이 너무 끔찍하고 몸이 가라앉았다.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죽는 상상을 계속 했다. 그런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몸이 너무 무거워 끔찍하게 오랫동안 꼼짝없이 누워있어야했다. 나홀로 봉지를 뒤집어쓰고 죽는 상상. 사실 좀 무서웠다. 하지만 충동은 강렬했다. 교수님 실험 디바이스를 마구마구 눌렀다. 갑갑하고 무겁다. 몸이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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