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저는 술을 안 마십니다!

술이 문제가 아니라 성의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by nAmsoNg



이 땅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선배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고초를 겪었는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업무적인 부분에서만 본다면 마냥 민주주의 방식을 용납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회사는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지휘체계를 갖는다. 위로 올라갈수록 책임감은 늘어가고 그에 적당한 보수를 지급하며 동반자로써 탄탄한 수익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수익적 구조를 떠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소통에 대한 견해이다. 회사는 선후배를 떠나 누구나 조금씩은 불편한 관계를 감내 해내야 하는 조직이다. 어느 한 쪽만 불편하고 눈치 보고 손해 보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며 젊은 친구들의 성장 배경은 중년의 우리들과는 많이 다르다. 쉽게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며 스마트하다. 시대에 유연하게 흡수되어 충분히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만한 인재들이다.

좋다! 그런 점은 내가 갖지 못한 부분이 채워질 테니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종종 본 뜻과 방향을 잘못 이해하고 쉽게 위축되지 않음이 뻔뻔함이 되고 당당함이 오만함이 되는 오점을 남기곤 한다. 근거도 불충분하며 예의까지 없는 젋음이의 큰 목소리를 몇 번 듣고 나니 업무에 회의를 느낀 적도 많았다. 나의 부족한 리더십이라 자책하던 시기도 많았지만 지금은 나름의 방법을 찾아 어렵지 않게 근무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사기 증진과 노고를 달래기 위해 종종 전체 구성원이 참석하는 회식을 하곤 한다. 보통은 식사와 함께 술자리로 이어진다. 릴랙스 한 상태로 편하게 대화를 하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의견들을 털어 놓으며 소통의 자리가 되는 것이 회식의 목적이다. 물론 술이 목적은 아니다. 술을 곁들인 자유로움 속에서 소통을 한다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래서 술을 잘 못하는 직원들도 회식 날 만큼은 분위기에 맞춰 몇 잔씩 마시기도 한다. 회사 분위기에 따라 강요하기도 하지만 요즘 시대엔 그렇게 강요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부분은 시대에 맞는 스마트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겐 얼마나 곤욕이겠는가!

우리 회사도 술을 못하는 직원에게 술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내가 마시기도 모자란 술을 먹기 싫다는 사람에게 따라줄 생각도 없다. 착석의 자리는 사장님과 직책이 있는 몇몇이 한 테이블에 앉고 술을 잘 못 마시는 직원들이 옆 테이블에 앉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술을 한 두잔 하고 자연스럽게 잔을 들고 옆테이블로 갔다. 평소에 대화를 많이 못한 직원옆에 앉으며 한 잔을 권했다.

< 팀장님 저는 술을 못 마시는데요! >

조금 당황스러웠다. 설마 한 잔도 못할까? 이건 먹고 취하자는 뜻이 아니라 악수를 하러 손을 내민 것과 같은 의미의 잔인 것이었다. 나는 한 번 더 권했다.

< 회식인데 한 잔 만해~ 많이 마실 필요는 없고~ >

어색하지 않게 씩~ 웃어 보이며 빈 술 잔을 한 번 더 들어 올렸다.

< 아니요! 저는 술을 안 마십니다! >

무안해진 나는 이내 포기하고 음료수를 따라주었다. 대화를 이어가려는데 술을 마시지 않은 직원은 술 마신 사람과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단답형의 대답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피해를 주기 싫어서 옆자리로 이동했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나를 싫어하나 싶을 정도로 똘똘 뭉쳐서 술을 거부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술을 즐기는 친구들은 아니지만 마실 수는 있는 컨디션이었다. 술 한 잔에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갈 사람은 그중 아무도 없었다. 위로가 되는 것은 내 잔만 받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사장님이 권해도, 아주 가끔 오시는 대표님이 오셔도 일관성을 잃지 않고 술잔을 거부했다. 허탈하게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들은 회식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른 체 공자로 고기나 배불리 먹고 집에 갈 생각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사장님과 함께한 테이블에서 잔이 오고 가며 술을 마시다가 고개를 돌려보면 옆 테이블에서는 조용하게 고기만 먹는다. 식사가 끝나면 젓가락을 내려놓고 하나같이 핸드폰을 보며 앉아있는다. 회식에서 나올만한 대화는 전혀 없다. 그쯤 되면 사장님이 눈치를 보고 회식을 마무리하신다. 이런 게 어떻게 회식인가 싶다. 무료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러 억지로 끌려온 노동자들 같았다. 회사에서 지불하는 회식비가 아까울 정도였다.

어떻게 그들과 일을 할 수 있을지 난감했던 회식이었고 그런 회식 분위기는 내가 지점을 옮길 때까지 이어졌다. 정이 가지 않았다. 철저한 개인주의에 똑똑하게 처신한다며 고집을 갖고 있는 그들은 업무적으로 빼어난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많이는 마시지 못하지만 분위기를 맞추려 잔이라도 받고 상사들과 대화를 이어가던 직원들의 성과가 더욱 좋았다.

나는 그것을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술을 마시라는 것이 아니다. 술자리였기 때문에 건넨 마음이었다. 맥도널드였다면 감자튀김이나 콜라를 건넸을 것이다. 많이 마셔서 정신을 놓고 아무 말이나 뱉어내라는 말도 아니다. 그 조직에 속해있고 그 조직을 리드하는 직장 상사가 권하는 것을 어찌 그리 일말의 노력도 없이 거절 할 수있는지 말이다. 그리고 하나같이 후임이 들어오면 본인은 선배대접을 받으려 한다. 본인들이 후배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을 내가 아무 말 없이 보고 있었음을 망각하는 것 같다.


몇몇의 젊은 세대들을 경험하고 이 시대의 모든 젊음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단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유지시키는 최소한의 예의마저 불편하고 본인이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일부의 젊은이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은 그런 후배들마저 안아가며 업무를 진행 해야하는 위치에 있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기는 했지만 솔직하게 예의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자기 복이야 자기가 하는 대로 받는 것이니 늦어지는 승진에 불만이나 갖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실제로 마시기 싫은 술을 한 잔이라도 받으며 상대의 성의를 거절하지 않은 후배들은 작년에 모두 승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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