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좋은 취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취향을 갖고 살아간다. 음악, 영화, 책, 운동 같은 단순한 취미뿐만이 아니다. 그 사람이 선호하는 계절, 시간, 장소, 사람에도 그의 취향이 묻어난다. 오랜 시간 축적된 취향은, 그동안의 경험을 만나 그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된다.
좋은 취향을 가진 사람은 달리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좋은 향이 나는 듯하다. 사람에 따라 달콤한 꽃향기가 나기도 한다. 고소한 취향을 모아 온 사람은, 갓 구운 고구마처럼 고소한 향이 난다. 그 향은 각양각색이지만, 어느 하나 불편한 향이 없다. 그 사람 곁에 있는 것은 언제나 편안하고, 대화가 없어도 심심하지 않다. 좋은 취향을 가진 사람의 특징이다. 사람을 대하는 좋은 취향을 가진 사람은 꾸밈없는 행동과 말 만으로 주변사람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만든다. 이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고, 우리의 삶의 이야기로 풍족하다. 헤어진 이후엔, 대화를 통해 얻은 즐거움과 깨달음이 따뜻한 여운을 남기고, 다음 만남을 기대하게 된다.
반면 좋지 못한 취향만 수집하며 살아온 듯한 사람도 있다. 무언가 태운 듯 한 냄새가 나고, 매캐한 연기가 몸을 휘감고 있는 듯하다. 달달한 꽃향기 보단 눅눅한 곰팡이의 향을 지니고 있는 듯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의 주변엔 항상 불편한 향이, 분위기가 감돌고 주변에 머무는 것은 언제나 불편하다. 마음속에서 나오는 진실된 대화보단 공백을 매우기 위한 시답지 않은 대화, 화단에 장미도 심지 못할 정도로 얕은 대화만 오고 간다. 너와 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사람에 대한 좋지 못한 이야기들로 한 장을 가득 채우는 대화. 나쁜 취향을 가진 사람의 특징이다. 이런 이들과의 교류는 불쾌할 때가 많고, 헤어진 이후에도 찝찝한 여운이 남는다.
취향은 습관과 같다. 취향은 오랜 기간 나의 생각과 행동이 모여 은은하게 드러나는 향이다. 좋은 취향을 갖겠다고 하루 이틀 노력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반대로 나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최근 한 달, 일 년의 생각과 행동이 그들의 취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기부터 쌓아온, 그들의 경험과 사고의 총체가 그들의 매캐한 향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취향의 좋고 나쁨을 '내' 가아는 누군가 판단하고, 그 잣대에 맞춰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 스스로 좋은 취향을 가지고자 한다면, 당장 오늘의 생각과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오늘이 모여 나의 삶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을 둘러보면, 좋은 향이 나는 어른들이 있다. 그 누구를 대할 때에도 웃는 얼굴이고, 누구의 이야기를 할 때에도 맑은 이야기뿐이다. 오늘을 언제나 가치 있는 일들로 가득 채우고, 그 하루가 모여 가치 있는 삶을 사는 어른들이 있다. '나'는 그들과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 나의 삶에도, 나의 인간관계에도 향기가 가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