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파수는 23.615 헤르츠, 보이는 라디오 <리디오 read-io>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불안이 생깁니다. 공부를 조금씩 하고 있지만 더 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합격은 하고 싶으니까요. 머릿속에 두 가지 계획이 떠오릅니다.
1. 지금보다 빡세게 공부를 한다 -> 그럼 지금의 약속과 즐겁게 하는 일들을 줄여야 한다 -> 또 허무해질 수 있다
2. 지금처럼 공부한다 -> 합격에 못 미치는 공부량인 것 같다 -> 이대로면 합격 못할 것 같아서 불안하다
저는 다시 불안해졌습니다. 지금의 즐거운 일들을 줄이기는 싫고, 합격은 하고 싶고, 그렇다고 즐거운 일을 줄여 공부를 하자니 또 우울하고 허무한 감정에 휘감길까 봐 겁이 나고, 그렇다고 공부량을 더 늘리지 않자니 마음은 다시 불안해지는, 찌질하고 우울한 부정 굴레의 반복에 갇힐 뻔했어요.
그러다 잠시, 허무함과 우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생각을 거치고 깨달은 것들을 되짚어봤어요.
"편하게 살자."
또 매주 놀러 다녀서 불안한 지금의 마음을 친구에게 털어놓았더니, 친구가 그러더군요.
"여행 갈겨~. 체력 되고, 시간 되고, 돈 될 때 댕기는겨~."
"그러게. 그냥 진작에 이렇게 했어야 했어."
"아냐, 참았던 날을 또 후회할 필요는 없어. 참아도 보고 가보기도 해야 적정선을 찾으니까. 모든 것은 경험이야. 좋았다면 추억, 나빴다면 경험."
참 국수처럼 슴슴한 친구죠? 이 친구는 참 슴슴해요. 딱딱한 문제를 슴슴하게 가볍게 풀어줘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랍니다. 이건 제 꿀팁인데, 불안이나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사람들은 이렇게 문제의 해결 방법을 딱딱 내어주는 사람을 곁에 두면 마음이 좀 더 평화로워진답니다, 하하.
아무튼 그래서 그냥 이렇게 재밌는 거 하면서 공부도 조금 하면서 지내다가 시험 날짜가 나오면 미친 듯이 공부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뭐, 사람이 합격할 사람이면 어떻게든 합격할 거니까요. 그리고 합격은 하고 싶지만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이 길만이 저의 길은 아니니까요.
지금 당장 공부를 더 열심히 하지 않을 거라고 선언해서 남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이젠 상관없어요. 제 결정에 남들 의견은 중요치 않으니까요. 이 결정의 책임은 남들이 아닌 제가 온전히 지는 것이기도 하고요.
또 제가 아직 어려요. 여러분도 아시죠? 우리 6월 말부터는 더 어려질 거예요. 그러니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이런 경험도 쌓아보고 하는 거죠, 뭐. 하하. 어렵게 살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는 불안할 때 대안을 찾지 못하고 하나의 길에만 집착하고, 그래서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생각한다더군요. 라면 물이 졸면 어떻게 하냐고요? 다시 물 부어서 맛있게 끓여 먹으면 됩니다. 라면을 괜히 끓였다고 후회하거나 싹 다 버릴 필요 없이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땐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마음을 편하게 해요. 편한 생각에서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 해결책이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 될 거예요. 실패를 경험으로 감쌀 수 있는 인생을 사는 우리잖아요. 그렇죠?
그럼 오늘도 어렵지 않고 릴렉스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은 여기서 마칠게요. 다음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