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에 대해 듣기도 하고 준비도 한다고 했었다. 문제는 그 손님의 방문을 내가 알기도 전에 나와 함께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부터 우울함이 조금씩 조금씩 처음엔 뭔가 이유를 찾기도 하고 스스로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5년이 지났다.
5년 동안 감정의 기복과 함께 건강이 서서히 파선되고 있었다. 내 배에 아주 작은 구멍이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사이 배는 더 이상 수리 불가 상태로 판단하게 되었다. 갱년기의 무서움은 정신적으로 약해지는 것을 이런저런 이유로 방어만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체력의 고갈을 알게 되더니 결국은 손을 쓸 수가 없는 지경이 되어서야 내가 탄 배가 어떤 상태인지 정직하게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책 읽기는 계속 하고 있었지만 그냥 읽었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읽었다. 주제는 가끔 프로그램 관련, 커피 관련 조금의 호기심의 불씨가 남아 있는 것들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죽을 지경에서 안 죽기 위해 최소한의 숨을 쉬고 있던 때였다. 왜 이렇게 생각을 하느냐면,..
캐나다 살면서 몇 년만에 태국을 방문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태국 방문이 이유는 아니었다. 그냥 그만 두어야 할 때였는데, 그걸 이유로 삼았다. 그리고 태국 갔다오면 캐나다 포스트 트레이닝이 준비가 되어 있어서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 좋은 조건으로 캐나다 포스트에 최종 선발 전 트레이닝을 하고 이 과정을 통과하면 캐나다 포스트 직원이 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태국 방문은 생각과 달랐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기에 크게 맘 상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약간의 아쉬움을 안고 돌아 왔다. 그리고 트레이닝에 정말 열심히 했다. 영어로 듣는 수업에 실습에 3주가 금방 지났다. 마지막 시험이 편지를 주소에 맞게 찾아서 120개의 우편물을 정확한 시간 안에 정리해야 하는데 그걸 끝내지 못하고 탈락했다.
그 뒤로 지속적으로 지원을 했지만 여전히 받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UPS, Fedex 등 배송 업체에 문을 두드리지만 쉽지 않다.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는데 그게 2년이 되었다. 말을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나는 속으로 피가 마른다. 한인 업체보다 이번에는 캐네디언 업체로 가서 이 곳 문화를 경험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2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했을까?
갱년기에 들어서면서 호르몬으로 인한 정서적, 정신적 문제와 신체의 연약해짐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취업을 못하고 기다리는 긴 시간이 합쳐져서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몇 번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캐네디언 업체를 방문해서 보면 사람들이 대체로 신체가 튼튼해 보인다. 그들 눈에 나는 너무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내가 아무리 체력이 있다 해도 보기엔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언어 문제도 있다. 이곳에서 자라거나 영어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밀릴 수 박에 없다.
갱년기를 겪어보니 과거의 나의 잘못만 죽으라고 생각이 나면서 후회의 후회를 하며 끝없이 회복할 수 없는 맘 고생을 하는 나를 봤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해결되지 않았다. 나의 과거이고 그로 인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처절하게 나를 가장 나스럽게 보고 있는 시기였는지도 모르겠다.
2023년 8월 24일 '48분 기적의 독서법' 김병완저 이 책을 읽게 된다. 누가는 내게 물었다. 책 읽기의 트리거가 뭐냐고? 일단은 이 책이 트리거가 되었다. 왜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1000권을 읽어 보고 싶어졌다. 나라는 사람에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이 외에는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1년 동안 200권 정도 읽은 것 같다. 180권 정도는 잘 정리하다가 다시 한번 마음이 무너지는 시간이 오면서 책을 소홀하게 하는 시기가 왔었다. 지금의 내게 최고의 약점은 눈이 빨리 피곤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전 처럼 오래 화면을 보면서 프로그램을 짜는 일은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시력이 문제가 되다보니 디테일한 걸 처리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다. 점점 일에 대한 제약이 신체의 연약함과 연결이 된다.
한번 몸이 악순환으로 빠지면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고 있었다. 병원을 가서 물어도 특별하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는 일들이었다. 나에게는 너무 낯선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하고 해서 키는 작아도 여전히 잘 뛰고 운동은 곧잘 했기엔 아주 큰 부담을 갖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모든 영역에서 나를 둘러싸고 누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갱년기를 잘 준비하지 못하고 나처럼 속수무책으로 만나면 수렁에 빠지는 나를 어느 누구도 건져낼 수가 없다. 건져줄 수가 없다. 그냥 빠지고 있는데 마냥 보기만 해야하는 것이 진짜 나를 어렵게 하는 것이었다. 나라고 거기에 있고 싶을까? 아니다 절대 아니다 나도 빠져 나오고 싶어서 허우적거리자만 처음 만나는 상황이라 나름 노력을 해도 더 빠지기만 하는걸 어쩌겠나!
책을 읽고 작은 걸음을 땠다고 생각한게 1년 전이었는데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어우적 거리고 있었다. 다만 이전과는 조금은 다른 허우적거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새로운 정보들이 입력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조금은 탈출구를 생각하며 허우적거리고 있었다는 말이 맞을까? 그렇게 직업을 찾으며 허우적거린게 다시 1년이 지났다.
- 오늘은 여기까지만 적고 다음에 계속 해 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