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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머리앤 May 28. 2024

새벽수영과 아침수영은
참 다르더라고요.

- 생동감 넘치는 아침 수영반!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나무에서

앙증맞은 파란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입니다.


창 밖 풍경도 달라졌지만

제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일을 잠시 쉬기로 했거든요.


일을 잠시 쉬기로 결정했을 때

제일 먼저 고려했던 게

수영시간을 바꿀지 여부였습니다.


제가 수영을 배우는 곳이

직장에서 가까운 곳이었거든요.


일단 6시 새벽수영반은 재등록을 했습니다.

7시 반은 재등록을 안 했습니다.

7시 수영을 다녀오면

아이들이 등교할 시간이라

아이들을 봐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집 근처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21일이 되었습니다.

7시부터 센터에서 신규회원을 받는 날입니다.

조금 일찍 들어가서 새벽 6시 수영은

몇 자리가 비었는지 확인했더니

2자리이었더라고요.


쉽지 않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다들 검지손가락으로 클릭 연습을 하는지

자리는 빛의 속도로 사라졌습니다.

간신히 잡은 자리가 

화, 목, 토 아침 9시 10분 수영입니다.

(이 수영장은 특이하게 10분에 수업이 시작을 합니다.)


가만 보자..

아이들이 8시 45분쯤에 학교에 출발하면..

그때 출발하면 좀 빠듯하겠는데?!


그럼 10시로 바꿀까.

아니야. 

10시에 수영하고 집에 오면 거의 12시라

유일한 자유시간인 오전 시간에 수영만 할 수 없지...


혼자 머릿속으로 온갖 시뮬레이션을 그려보고 나니

그냥 9시 10분 수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화, 목, 토 수영이지만

토요일은 대학원 때문에 안되고

화요일과 목요일만 좀 서둘러서 아이들을 보낼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아이들이 아침에 잘 안 일어나요.


화요일 목요일만 되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평소에는 뽀뽀도 해주면서

다정스럽게 깨우는데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얘들아, 일어나 봐. 얼른!!!

엄마 수영 늦어. 

엄마 맨날 늦어서 너무 창피하단 말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늦잠을 잡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다가

수영시간에 몇 번 늦고 나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래.

뭐 수영 10분 20분 늦으면 어때.

어차피 월수금은 새벽에 수영하니깐

화목 좀 늦을 수도 있지.

애들만 잘 챙겨서 보내면 되지.


라고 생각했더니

마음은 편해졌지만

수영장 가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더라고요.ㅎㅎ


월수금은 원래대로 

직장 근처의 6시 새벽수영을 했습니다.

일을 쉰다고 

혹시라도 나태해질지 모르는 저를 다잡기 위함이기도 했고,

집 근처 새벽수영은 신규 등록이 정말 치열해서 

수강신청을 못했으니 그런 것도 있었어요.


첫 아침수영을 갔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강사선생님께서

"평형 세 바퀴요."

라고 말하면 새벽수영반은 

진짜 아무 말없이 그냥 돌거든요.


아침수영반은 안 그래요.

"어머, 너무 빡세~~~"

"너무 힘들어."

이렇게 말씀을 하세요.

그럼 젊은 남자 강사님은 당황해하시면서

"다 하실 수 있으시잖아요."

하십니다.

얼마나 웃겼는지 몰라요.

그렇지만 다들 처음 보는 분들인데

혼자서 막 크게 웃을 순 없어서 

웃음도 속으로 삼켰어요.


집 근처 수영 강습반은 특이한 게

초보반 옆 레인이 중급반이 아니라

상급반이었어요.


초급반 회원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상급반 회원분들이 접영을 하는 걸 보시면서

"너무 잘한다."

"너~~ 무 멋있다. 나는 언제 저렇게 해~"

하시더라고요.


힘들어서 헥헥거리고 서있다가

옆 레인을 보니깐

진짜 멋있긴 멋있더라고요.


그리고 제일 놀라웠던 건

수영을 다 하고 

씻으려고 줄을 서 있을 때였어요.

벌거벗은 사람들끼리 

거리낌 없이 인사를 나눠요.

"자기야,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어머, 자기 살 빠졌다."

이러시더라고요.


심지어 수영복 입으신 분과 

벌거벗은 분끼리 포옹하는 것도 봤어요.


오매... 놀라워라.


아침 수영반 언니들은

참 생동감이 넘치세요.


덕분에 

수영 시간이 좀 더 즐거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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