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만 원 내고 테니스 배우렵니다.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제주도에 가면
두 가지를 해야 하는데
하나는 운전이고 하나는 골프라고요.
"제주도에서 운전을 안 하면 못 다녀."
"제주도에서 필드 나가서 골프 치는 게 얼마나 싼데
무조건 배워야지."
이런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운전도 안 했고 골프도 안 배웠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육아를 하느라
늘 지쳐있어서
무언가를 배우고 싶은 욕구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아이의 생존 욕구를 충족해 주기
급급했던 시절이니까요.ㅎㅎ
그런 제가 둘째를 낳고 배웠던 운동은
테니스였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어요.
집 바로 뒤쪽에 테니스장이 있었거든요.
큰 아이는 두 돌이 될 무렵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해서
오전에는 집에 없었습니다.
대신 돌봐야 하는
어린 아기가 집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테니스를 배우러 가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테니스 수업을 등록한 건
콧바람도 쐴 겸
테니스 치시는 분들과
이야기하는 재미로 나갔던 것 같아요.
월 5만 원이면
테니스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저렴한 금액인데요.
사실 그 당시에는 저렴한지 잘 몰랐습니다.
테니스를 가르쳐주시는 코치님께서
거의 매일같이 서울 가면
실내테니스장에서 테니스 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비용이 훨씬 비싸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진짜 저렴한 가격이었더라고요.
운영 방식은 코치님께서
20여 명의 회원들을
약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이상
자세를 알려주고 공을 던져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시간 내내 코치님 혼자서 알려주신 건 아니고
회원 분들 중에서 테니스를 잘 치시는 분들이
공을 많이 뎐져주셨습니다.
그리고 레슨이 끝나갈 즈음에는
같이 테니스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실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게임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다른 회원분들의 배려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테니스 예의가
잘 못 치는 사람이 새로운 공을 꺼내서
게임을 시작해야 한다고 해서
공을 여러 개 사놓고
꽤 여러 번 새 공을 꺼냈던 기억이 납니다.
(테니스공은
투명하고 기다란 캔 같은 곳에
보통 2개씩 담겨있습니다.
공의 압력이 빠지지 않게
캔에 담겨있는 거라고 하네요.)
서귀포 테니스장의 또 다른 장점은
실내에서 테니스를 배울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외부 날씨에 관계없이
실내에서 테니스를 치는 건
정말 좋은 점이더라고요.
가끔 실력이 좋은 회원분들께서
휘는 공을 쳐서 줄 때도 있었습니다.
늘 항상 맞추기 힘들 거라고
집중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씀하면서
공을 던져주었는데요.
신기하게도
저는 그 공을 다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공이 넘어올 때
테니스라켓에 공이 맞으면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대신 힘이 없어서
공이 네트로 잘 넘어가질 않더라고요.ㅎㅎ
일 년 정도 테니스를 배웠습니다.
일 년 동안 배운 것치고는
실력이 많이 안 늘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는
테니스를 쳐 본 적은 없습니다.
작년에 큰 아이에게
새벽에 같이 테니스를 배우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이가 좋다고는 해 놓고
새벽에 일어나지를 못하더라고요.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테니스를 더 배워보고 싶습니다.
나중에 아이들과 같이 테니스를 쳐보고 싶기도 합니다.
코로나시기에
MZ들 사이에 테니스와 골프가 많이 유행했었다고 들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서귀포 테니스장을 검색해 보면
제주도에 놀러 가서
서귀포 테니스장을 예약해서
테니스를 치셨다는 분들이 이야기가 꽤 보이더라고요.
혹시 여러분 중에서
테니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렴한 금액으로
실내 테니스장을 예약해서
테니스를 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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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의 말씀>
죄송합니다.
연재 날짜를 부득이 화요일로 변경하려고 합니다.
주말에 브런치를 쓰는 게 쉽지가 않네요.
저는 차가 없는데
주중에는 남편이 집에 거의 없고
남편이 쉬는 주말이면
여기저기 장을 보러 다니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매일 삼시 세 끼를 하느라 바쁩니다.
미국에 온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적응 중입니다.
곧 적응이 되겠지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