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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암씨 Jun 24. 2021

그럼 너프는 뭐야? (2)

뜻밖의 인문학

마트에 가면 만날 수 있는 NERF


    너프는 버프처럼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거슬로 올라갈 단어가 아니었다. 지금도 거대한 유명 마트 같은 곳의 장난감 진열 매장으로 가면 이 단어가 붙어 있는 물건을 만날 수 있다. 너프는 "NERF"라고 쓰고 너프라고 읽는 꽤나 거대한 미국의 유명 완구회사인 “해즈브로(HASBRO)”의 상품군의 브랜드명이다.

    해즈브로는 1923년에 미국에서 문구회사를 시작한 후 장난감 사업을 시작하며 여러 작은 장난감 회사들을 인수 합병하며 지금에 이르렀는데 그 회사 이름은 몰라도 상품들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그런 회사다. 말랑말랑한 밀가루 반죽 느낌의 고무찰흙 "플레이도우(Play-Doh)", 부루마블의 원조격 보드게임인  "모노폴리(MONOPOLY)"와 주사위 대신 룰렛을 돌렸던 "인생게임(The Game of Life)"이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이다. 또 한 가지 이 회사의 효자 상품 라인업 중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트랜스 포머(TRANFORMERS)"도 꽤나 펜층이 두텁다.


     이런 ‘해즈브로’의 ‘NERF’라는 브랜드는 압축 공기를 이용해 탄을 발사하는 완구용 에어건(너프건이라고 주로 부른다) 브랜드로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작은 플라스틱 탄환(BB탄)을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정도 크기의 스펀지로 만든 다트 형태의 탄을 발사한다. 사람이 맞아도 크게 부상당할 위험이 없지만 주로 표적판 같은 것을 향해 발사하면서 놀 수 있는 완구 형태의 서버이벌 게임용 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스펀지 재질의 사탕만 한 형태의 볼로 된 탄환도 존재한다.


    이 ‘너프건’이 괴랄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압도할 만한 크기와 외형이다. 주로 알록달록한 형광색으로 워터파크에 어울릴만한 느낌의 총들이 대표적인데, 탄환의 크기가 크다 보니 다소 과장되고 큰 형태의 만화나 게임에나 나올 법한 모습이다.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미국의 특성상 총기 오인에 의한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다소 과장된 형태로 누가 봐도 완구임을 알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고 믿는다. 실제로 모형건을 소지한 청소년이 오인으로 체포되거나 경찰에 의해 총격으로 사망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소 과장된 형태도 그렇고 컬러도 주로 형광색에 가까운 알록달록한 색들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딱 보면 워터파크 물총 느낌이다.


    색상이 비록 이렇다 할지라도 성능은 어른들도 하나쯤 갖고 싶을 정도이다. 어느 것 하나 평범해 보이는 것이 없는데 매거진(탄창) 형태의 탄 공급은 물론이고, 25발의 탄을 한꺼번에 넣고 쏠 수 있는 유탄 발사기도 있으며, 50발이 들어가는 드럼을 장착하는 미니 게틀링건도 존재한다. ‘오버워치(Overwatch, 2016 Blizzard Entertainment)‘트레이서’‘리퍼’, ‘맥크리’의 무기도 출시되었는데 코스프레용 소품으로 그냥 사용해도 될 만한 수준이다.   


해치지않아, 솜방망이 너프배트


    이런 ‘NERF’의 상품군 중에 최근에는 잘 보이지 않는 상품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야구배트이다. ‘너프 스포츠’라는 라인이 있는데 주로 부드러운 소재로 감싼 미식축구용 공이라던지 림, 보드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스펀지 재질의 농구 세트 같은 것들이 이 라인에 속한다. 이 스포츠 라인도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안전을 위해 상당히 소프트한 재질로 제작되어 있어서 부딪히거나 충격을 받아도 웬만해선 아프지도 않다. 이 야구배트 역시 조금 단단한 스펀지 정도의 느낌이라 말 그대로  ‘솜방망이’다. 바로 이 솜방망이가 위에서 말한 ‘Nerf Bat’ 되겠다.

NERF bat Sports Challenge Baseball set. Amazon.com

    처음엔 너프 방망이를 휘두르는  같다.’에서 너프를 휘두르는  같다.’ 쓰이고 너프 같다 혹은 너프 당했다라고 쓰이게  것이다. 최근엔 컨트롤과 플레이에 자신이 있는 유저들은 여러 가지 자신만의 고유 스킬들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가끔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신만의 소위 필살기를 자랑하듯 공개하며 마지막에 어디 이것도 너프  보시죠?”라는 글을 남기며 개발사를 도발하기도 한다. "오버워치" "디바(D.Va)" 자신의 로봇 원자로를 폭발 시켜 공각하는 필살기인 ‘자폭 시전 하면서 상대방을 도발하는 말을 날린다.


        “Nerf This!" 이것도 너프 시켜 보시지!


    이 정도면 ‘너프’라는 단어는 제품의 상표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거의 동사 수준의 단어가 되어 버렸다. 최근엔 어떤 이유에서 인지 ‘NERF’ 제품의 공식 사이트에서 저 스포츠세트 상품 소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아마존 같은 곳을 통해서 Nerf Sports Challenge Baseball Set 등을 통해서 구매할 수는 있다.



  

    오랜 역사와 더불어 전세계 다양한 펜을 확보하고 있는 ‘트랜스포머’도 이 해즈브로을 맡고 있다.  매니아들은 해즈브로에서 트랜스포머의 새로운 라인업이 등장하면 생각만큼 유쾌해 하지는 않다고 한다. 펜들의 기대치만큼 좋은 퀄리티로 제품을 뽑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공동 개발사인 일본의 ‘타카라토미’에서 출시한 제품들이 더 인기가 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식적인 라이센스를 유지해 오고 있는  해즈브로의 정체성이 ‘너프’로 굳어지지 않길 바란다.



Cover : Overwatch D.Va from Blizzard Entertainment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Water toy : Squirt gun:Super Soaker Nerf Freezefire Blaster. 2015. Amazon.com

NERF bat Sports Challenge Baseball set. Amaz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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