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좀 더 블루지하게! ok?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할 것 같은 아저씨들이 있습니다. 생긴 건 그저 그런 회사원 아저씨들 같습니다. 직장 동호회 같기도 합니다. 대리 팀장 전무가 모여서 만든 것 같은 생김새의 재즈 트리오 <Trio Works>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제가 너무 후줄근하게 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연주를 보면 제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실 겁니다. 뭔가, 패션도 엉성한 데다, 연주하는 모습도 '으윽, 으윽, '하면서, '제발, 오늘 연주는 실수만은 없길 바라!' 하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음악을 들어보면 "어라?"싶습니다. 재즈 팬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Trio Works>를 처음 만난 재즈 초보라고 넓은 아량으로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트리오 웍스의 멤버는 재즈 팬이라면 알 사람은 다 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재즈계에서 사이드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드러머 오종대, <찰리 정 블루스 밴드>로 활동했던 기타리스트 찰리 정, 몇 년간 꾸준히 오르간과 피아노를 연주해온 성기문. 특히 오르간을 맡고 있는 오르가니스트 성기문이 이슈입니다. 오래전부터 성기문은 오르간으로 재즈클럽에서 연주를 해왔다고 하고, 지금 팀 <Trio Works> 자체가 오르간을 앞세운 트리오이기도 합니다. 흔치 않은 악기여서 피아노만을 연주할 때도 있지만 오르간에 대한 성기문의 열정은 오랫동안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듣다 보면 성기문의 오르간 연주는 베이시스트를 대체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게다가 리듬까지 타고 있으니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겠죠.
또 한 가지 한국 재즈계의 트리오 웍스가 이슈인 것은. '한국 최초의 오르간 재즈 트리오'라는 것입니다. 한국 최초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전부다 앨범 트랙은 예전에 들어본 적 없는 자작곡입니다. 무려 8곡입니다. 트랙 이름도 굉장히 특이합니다. 1번 트랙이 Gunsan GaKa(군산 갈까?), 8번 트랙은 Somori(소몰이)... 이럴 수가. 트랙이 너무 한국적인 것 같다는 느낌은 저만 그런가요. 그래서 그런지 꼰대의 냄새랄까. 그도 아니면 고전의 냄새랄까. 고리타분하거나 실험적인 음악, 그들의 독창성만을 표현하는 음악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만. 되레 1960년대 미국 클럽을 영화 속에서 만나는 느낌처럼 오묘하게 컨츄리 한 느낌이 났습니다.
다시 <Trio Works>의 연주를 들어봅니다. 아무리 봐도 첫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대리님 팀장님 전무님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또 군산 갈까를 듣다 보면 나쵸와 맥주를 먹고 싶어 지고, 소몰이를 듣다 보면 군만두와 소주를 한 잔 하고 싶어질만큼, 블루지 합니다. 늦게나마 이 빛나는 아저씨들을 만나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