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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 Mar 06. 2020

QUIET WATERS. 물결치는 인생에 위로.

김성화 드러머의 첫 번째 리더작. 뽐내지 않고 아우르듯 세상을 표현하다.

QUIET WATERS - The Star


세련된 작곡에 숨 쉬듯 자연스러운 연주를 장착한 특급 재즈 신인

- 2019 헬로루키에서. 심사위원 김광현


제 음악을 통해서 마음이 아픈 사람이나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 음악을 듣고 좋은 느낌을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성화 드러머 / 리더


김성화 그룹  <QUIET WATERS>


드러머로서 입지를 다져간 그는 자신이 리더로서 앨범을 발매하는데요. 개인적 생각입니다만, 흔히 리더로서 재즈그룹에서 하는 이미지는. 곡을 이끌어가는 지휘도 물론이지만 '좋았어! 이제는 내 차례야!' 하면서 몰아붙이는 연주 실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룹으로 모여서 연주할 때 저는 왠지, 리더가 된 사람의 연주는 어떤지 유심히 듣게 되는데요.  데뷔작인 이범 앨범 <QUIET WATER>에서는 드러머 김성화의 연주를 잘 들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드럼 연주는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소리냐면, 색소폰 송하철 정재동, 피아노 강재훈, 기타 조예찬, 베이스 이동민이. 전부 조화롭다는 것입니다. 누구 하나 뛰어나다고 나서서 다 죽여버리겠다는 듯 각 잡고 연주하지 않습니다. 첫 앨범은 특히나 힘을 잔뜩 실어서 기교를 부리기 마련인데, 음악을 들어보면 그런 욕심은 진작에 없었던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마침내 재즈를 편하게 들어봅니다. 곡 하나하나 전부 귀중한 느낌입니다. 단편 소설을 한 편씩 보는 느낌도 듭니다. 모르는 어르신의 눈주름을 보는 것 같고, 멋지게 차려입은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도 상상해봅니다. 비 오는 날에 김밥을 말고 있는 김밥집에 아주머니와 그의 딸이 아무도 없는 김밥집 테이블에 앉아 구슬치기를 하는 생각 해봅니다. 일상에 한 장면을 녹여버린 듯한 김성화 그룹의 이번 앨범은 이렇듯, 우리를 비춰주고 상념에 빠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김성화를 비롯해 참여하는 연주자들이 전부 젊기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큽니다. 김성화만 기억하는 것도 좋지만, 빼어난 실력을 갖춘 연주자들임에 분명합니다. 각 연주자들을 기억하고 있으면 언젠가 그들도 리더작으로 앨범을 발매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히 끼적여봅니다만, 류복성 최선배 신관웅 등이 한국 재즈의 1세대이고, 웅산 이주한 전제덕이 한국 재즈의 2세대라면, 이들이 한국 재즈의 3세대가 아닐까... 언제까지 제 생각이 그렇습니다. 그만큼. 이 음반이 매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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