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내내 전주곡. 영화음악으로 가져가시죠.

Black String <Mask Dance>. 애초에 선이 없는.

by 호두


블랙 스트링 - Mask Dance

거문고, 대금, 장구, 전자 기타가 한데 어우러져 연주합니다. 이토록 익숙하지 않은 조합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선율'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저는 자연스레 색소폰과 피아노가 생각났었습니다. 재즈에 대한 편견이었던 것도 같습니다.


저는 블랙 스트링 Black String의 음악을 듣다 보면 선율을 금방 잊게 됩니다. 날카로운 대금이 색소폰을 대체하고, 리듬을 이끄는 드럼을 장구로 대체하는 이들의 음악 색깔은 생각만으로도 어지럽고 뾰족할 수 있겠지만. 그들의 개성 있는 사운드를 듣다 보면 저는 제 자신이 참 짧은 생각으로 국악을 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국악이 아니지요. 우리나라 '전통 악기'에 대한 생각들이라고 적는 것이 낫겠습니다. 전통 악기로 표현하는 이들의 음악은 한국 전통 소리 그 이상의 아우라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악기뿐만 아니라 타악 주자인 황민황의 걸쭉한 구성음을 듣다 보면 어느새 무아지경에 빠집니다.

블랙스트링.jpg Black String - Mask Dance

마치 불안한 몽중에 갇혀 있는 기분이 들지만 때로는 템포가 기막힌 거문고 소리를 집중하자면 어디론가 숨 가쁘게 달려가는 것 같고, 이 거문고 소리가 전자기타와 어우러져 본래 하나의 악기인 것처럼 조화롭습니다. 게다가 대금 소리는 워낙 그 소리가 정해져 있고, 끝마디가 "가네~"하는 듯한 펄럭펄럭의 느낌이 나는데, 그런 소리 외에도 이아람의 대금 소리는 입술을 아얘 대금에 몰아넣거나 비트박스의 그것과도 비슷한 마찰음을 만들어내면서 대금이 갖고 있는 다양한 소리를 음악 진행에 어울리게 표현합니다.


그래도 거문고와 장구 연주를 듣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대금이나 재즈 기타보다는 이들에게 더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타나 드럼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가벼우면서도 심난한 음색인데, 음악이 진행될수록 그 음색은 자잘한 프레이즈로 마구 쏟아집니다. 비로소 타악이 백그라운드를 지배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이렇게 특이한 모양새를 보아하니 처음에는 '국악과 재즈의 독특한 콜라보'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외형만을 갖고 이야기 하기에는 매우 음악이 장대합니다. 되려 사운드가 그들의 외형을 못 받쳐준다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대금 단소 거문고 장구 태평소 꾕가리 등 한국의 악기들은 대부분 하늘을 찌를 듯 그 음색이 날카로운데요. 그러나 악기를 연주하는 그들의 내공은 아주 정교해서, 난리 굿판에 악기들을 이렇게나 조화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앨범 <Karma>는 비장한 영화음악들이 생각나는 앨범입니다. 이들이 한국에 영화음악가 목영진, 달파란 등. 음악적 컨셉과 악기를 불문하고 분위기를 살려내는데 집중하는 사람들과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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