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사나이. 말로가 불렀는데 들어보라고만 할 수밖에
말로가 송창식의 노래를 커버했다. 나는 송창식을 말로만 들었을 뿐 송창식의 대표곡도 모르고, 송창식이 무엇을 불렀는지도 잘 모른다. 미안하다. 송창식이라는 이름을 말했을 때 주저리주저리 떠들 정도가 안되었다.
말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들어는 봤을법한 아티스트이다. 그 '들어는 봤던' 아티스트라면 재즈계에선 이미 핫한 가수임이 분명하다. 예전에 선우정아가 그랬고, 웅산이 그랬다. 어디선가 들어는 봤는데, 잘은 모르겠는 가수다. 웅산이 무얼 불렀는지, 선우정아가 무얼 불렀는지 대중에게 물어본다면, 아마 10명 중 8명은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2명이 알고 있다는 사실. 재즈계는 그만큼 파이가 적다. 여기서 내가 말로를 꺼내본 이유는, 이번에 만들어진 뮤비가 독특하고 기억에 계속 남기 때문이겠다.
이리저리 잔챙이처럼 춤을 추는 뮤비 속에 사람이 계속 생각난다. 그렇게 우아하지도, 멋지지도, 대단하지도 않은데, 마치 젓가락처럼 쵹쵹 후드리며 춤추는 모습을 보다 보면 말로가 표현하는 '피리 부는 사나이'의 예리한 유혹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
다시 한번 나는 말로가 누군지 모르지만 그 춤들과 목소리를 기억하게 되었다. 국내 재즈를 알아간다는 것은 이런 기분일 것이다. 언뜻 지나간 음악이 계속해서 기억에 남아 비로소 핫한 대중가요를 넘기고 말로의 음악을 듣는 것. 그러므로 재즈는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