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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연생 Sep 13. 2020

교육은 알겠는데 '교육학'은 뭘까?

교육학은 사회를 다루지 않는다

이 글은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들이 모여 지식을 공유하는 온라인 모임에서 제가 쓴 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교육학 전공자로서 어떤 내용으로 첫 번째 글을 써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교육학의 전공 지식 자체를 전달하기보다는 교육 관련한 이슈를 중심으로 글을 풀어나가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 생각했습니다. 2020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EBS다큐멘터리 <다시, 학교> 중 일부 내용으로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다시, 학교> 8부에서는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들’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한국사회에서 지적되어 온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는 의외의 발견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에 먼저, ‘한국 학교 수업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자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생각해보셨나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이유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입시 위주, 교사 위주의 일방적인 강의 때문에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다’, ‘미국 등의 국가와 비교했을 때 고등학교 진학률, 대학 진학률이 높으므로 애초에 수업을 듣지 않을 학생들이 학교에 있기 때문이다’ 등의 이유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학교>에 출연하신, 교육현장의 최전방에 계신 선생님들의 생각은 어땠을까요?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던 선생님들께서는 무력감과 화를 느끼기도 하셨지만 결국에는 본인의 수업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육문제는 사회적 영향력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저의 생각과 완전히 상반되는 의견이었습니다. 이 증언을 보면서 저는 교육학의 본질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회”보다는 “학교” 중심으로 교육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학은 “학교”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 사이, 나아가 학교와 교사 사이, 정부와 학교 사이의 관계를 다루면서 교육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는 수업시간에 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학생 간의 관계에서 문제를 찾고 있습니다. 이러한 틀에서 제외되는 대표적인 문제에는 입시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입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교육학 전공자 혹은 교수님들이 발언하신 것을 보신 기억이 있으신가요? 이공계 등 학계, 대통령, 교육부 장관, 정당, 각종 시민단체의 의견은 많지만 정작 교육학 전공자들의 발언을 찾기 힘듭니다. 교육학은 학교 내부의 수업에서 교사가 어떻게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고 학업성취도를 높일지를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서, 교육학이 사회의 거시적 흐름과 역사적 배경 등을 무시하고 학교 단위에만 몰두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육문제는 교육 내부의 문제보다는 교육 외부의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해오셨다면 교육학의 논의는 문제의 핵심을 다루고 있지 못한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인으로서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교육학’에서는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는 잘 모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을 읽고 교육학에 대한 감을 느끼셨다면 제 글의 목적은 달성된 것입니다. 다음에는 교육문제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부터는 제 글을 읽고 남겨주신 소중한 의견들입니다:)



(물리/컴퓨터공학): 책연생님 칼럼 잘 읽었습니다! 저는 교육학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교육학이 이뤄지는 공간인 학교에서는 학습이 이뤄지는데, 이러한 '학습'에 관한 것은 교육학과에서 이루어지나요, 아니면 ~~교육과 에서 이뤄지나요?(다른지 같은지부터 잘 모르는 점 죄송합니다ㅠㅠ) 다음 칼럼 기대하고 있을게요:)


질문에 대한 답변: ‘학습에 관한 것’이 정확히 무엇을 여쭤보는지 약간 불분명한 것 같습니다ㅜㅜ 이 질문에는 교육학과와 ~~교육과의 차이를 먼저 설명드리면 명확해질 것 같아요.

 우선 (대개의 경우) 더 친숙한 ~~교육과는 1.전공지식 2. 교과교육학 3. 교육학 지식을 배웁니다. 물리교육과를 예로 들어볼게요. 물리교육과이기 때문에 당연히 물리학 수업을 듣겠죠? 거기에다가 물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다루는 교과교육학을 배웁니다. 뉴턴 제1법칙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실험으로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까?와 같은 내용이 그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육학에 대한 일반 지식을 배웁니다.

 교육학과에서는 마지막에 해당하는 교육학에 대한 일반 지식만 더 심층적으로 배웁니다. 교육심리 / 교육사회 / 교육행정 / 교육과정 / 교육평가 등이 그것입니다.

 이제 질문으로 돌아가서, ‘학습에 관한 것’을 생각해본다면, 물리 시간에 뉴턴 법칙을 가르치는 과정은 ~~교육과에서만 다룹니다. 반면 학생의 흥미를 어떻게 유발할 것인지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포함한 교육심리학의 경우는 ~~교육과와 교육학과 모두에서 학습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물리/컴퓨터공학): 책연생님 자세한 답변 감사드려요! 제가 궁금했던 부분 맞습니당:) 교육과와 교육학과의 차이점을 잘 몰라서 질문이 좀 애매했던것 같아요ㅠㅠ


(경제학과): 책연생님 칼럼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체계에 대해서 어떤 부분은 바뀌어야 한다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고는 하는데, 교육학은 그런 사회적 환경보다는 학교 내에서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한다는 점이 새롭네요! 교육문제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에 대한 다음 칼럼이 기대됩니다 ㅎㅎ 흥미로운 내용 감사드려요!


(유전공학과): 책연생님 칼럼 잘 읽었습니다 :) 입시와 사회적인 분위기, 시스템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학교 중심으로 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관점이 신선하게 다가오네요. 저 또한 사회적인 원인에만 더 집중하여 생각해왔기에 그런 것 같아요. 본질적으로 교사가 어떻게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여 수업을 잘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과정도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학이 어떤 학문인지 감을 잡게 해준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소프트웨어): 칼럼 잘 읽었습니다! 저 역시 교육학을 사회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학교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점이었던것 같아요!ㅎㅎ 말씀하신대로 교육문제, 입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육학이 무엇을 다루는지 몰랐는데 살짝 감을 잡으니 다음 칼럼도 너무 기대가 되네요!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식량자원과학과): 교육학에 대한 설명을 접한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책연생님의 칼럼을 읽기 전에는 오히려 교육학이 교육 정책에 대해 관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덕분에 교육학이 어떤 학문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칼럼이 기대되네요:)


(지리교육과): 책연생님 칼럼 잘 읽었습니다! 해당 다큐는 저도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자서 저신의 수업 방식을 고민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ㅠㅠ 그러나 '입시위주',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식'에도 분명히 수업을 잘하는 선생님과 수업을 못하는 선생님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저는 수년간의 교육체제속에서 체념을 했어요,, 그래서 저는 제도를 바꾸기 보다는 잘가르치는 교사가 되기로 다짐했답니다 ...하하 예비교사로서 본질적인 문제룰 다시 고민하고 교육관을 재정비할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칼럼 감사합니다:)


(유아교육과): 칼럼 잘 읽었습니다:) 이 칼럼을 읽으며 교육사회 수업을 들으면서 우리 나라의 입시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정말 아직까지도 '학교'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동생도 이런 입시 문화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모습을 보며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이 되어야 함을 느낍니다. '학생을 위한' 교육문화가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자유전공학부):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자주 접했던 상황을 예로 들어 주셔서 더 와 닿은 칼럼이었습니다. 교육학이 학교를 중심으로 다룬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칼럼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교육은 다양한 이해관계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교육학이 총체적일 것이라는 성급한 일반화를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교육 논의의 장에서 교육계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공교육 체계에서 교육은 관료제로 구성되었다는 점, 사회의 유지를 위해 요구되는 기관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기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에서 교육학의 본질이 충실히 실현되기 위해 풀어가야 하는 과제가 많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국사학과): 교육학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본 것 같지만, 오늘 책연생님의 칼럼을 읽으니 생소했던 개념이 조금이나마 자리가 잡혀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 공부를 하다보니까, 흔히 고등학생 때 많이 했던 주입식 교육 방식이 자리가 잡혀있는 것 같다고 느꼈었는데, 그것이 저도 모르게 교육을 외부학적 관점으로 보고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건축사회환경공학부): 맞아요 비단 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너무 정책 시행하는 곳에 전문가가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ㅠㅠ 좋은 칼럼 감사해요 !





<다시, 학교> 8부는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684k_5Et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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