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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연생 Sep 30. 2020

김금희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를 읽고

2020년 김승옥문학상에 김금희 수상소식을 접하고

2020년 김승옥문학상에 김금희 작가가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번 대상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는 문예지 창작과 비평 2020여름호에 수록되어있는데, 그 당시 내가 읽고 분석했던 글을 여기 옮긴다.



작성: 2020년 8월 23일

어려운 단편들이 있다. 김금희의 이번 소설이 그랬다. 김금희하면 생각나는 '너무 한낮의 연애'도 역시나 나에게는 어려웠다. 김금희의 소설을 돌이켜보면, 차오르는 감정에도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현실의 일상적 생활로 말미암은 모종의 소극적인 성격 탓에 어영부영 지나가버리고, 뒤늦게 그걸 쫓아보지만 결국 그에 가닿지는 못하는 인물이 그려진다. '너무 한낮의 연애'의 두 인물도 모두 그랬고, 이번 소설의 주인공 은경뿐 아니라 기오성도, 강선도 돌이켜보면 모두 이런 인물들이다.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도록 소설이 구성되어 있어서, 읽다보면 어느새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왜 그때 대놓고 직진하지 않았니. 왜 너의 마음을 제대로 몰라? 그렇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자신의 감정을 그때그때 정확하게 인지하고 오해가 없도록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때가 어디에 있을까?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는 결국 가닿지 못한 채로 과거를 기억하면서 끝났다면, 그래도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가장 마지막에, 다시 기오성을 기억하고, 자신의 말로 표현하면서 그 감정에 이제서라도 직면하고자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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