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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연생 May 09. 2020

MBTI와 코로나19

코로나 19와 사회학적 상상력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이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많은 변화를 겪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우선 전국의 대학교는 물론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연기되었으며, 학기의 일부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이 외출을 하지 않다보니 여러 2차 산업은 위기를 겪고 있다. 택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늘어난 온라인 주문량에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어떻게 보면 이상할 수 있는 용어의 캠페인으로 사람들은 ‘코로나 블루’라는 일종의 정신적 힘듦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 19는 우리 사회를 좌절시키지만은 않았다.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너도나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결코 필연적인 일이 아니다. 지금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감염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 탓도 클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보기가 드물며, 외출한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할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을 업로드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사진 찍을 때만 잠시 벗었다’라고 쓴다. 유튜브에서는 ‘대응 단계가 격상되기 전 촬영된 영상입니다’라는 문구도 심심찮게 본다.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구입량이 증가하면서 사재기, 가격인상 등의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출생연도의 마지막 숫자에 따라 약국에서 정해진 수량을 ‘공적 마스크’라는 이름으로 판매함으로써 위험을 헤쳐 나갔다.

 각종 모임은 취소되고 ‘사회적 거리’는 멀어져만 갔다. 생활의 많은 부분이 ‘집’,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은 타인과의 ‘심리적 거리’까지 멀리 하지는 않았다. 집에서 혼자놀기 캠페인 (stay at home)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공식적 차원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며 자발적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MBTI 심리검사, 각종 BINGO 놀이, 달고나 커피 만들기,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 등이 유행하는 것은 비단 그것이 내재적으로 갖고 있는 재미있음뿐만이 아니다. 그것들의 공통점은 모두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단순히 혼자 하고 끝나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MBTI 심리검사, 각종 BINGO 놀이는 혼자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결과를 SNS에 업로드하고 서로 상대방의 결과를 궁금해하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이것들은 코로나 19 사태 이전에도 존재했고, 유행도 돌고 도는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놀이거리들이 이토록 잇달아, 연쇄적으로 인기를 끈 것은 코로나 19와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기가 더 힘들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시간을 보낼 재미있는 유희거리를 찾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는 멀지만 놀이거리들을 SNS에 업로드하는 하면서, 사람들과의 심리적 거리는 가까이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투영된 결과로 보아야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코로나 19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유지를 위해 알게 모르게 힘쓰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을, 개인의 삶에 사회는 필수적이라는 것을 코로나 19가 재확인 시켜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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