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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Oct 09. 2020

10. 당신은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직장인 괴롭힘은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요.

"ㅋㅋㅋㅋ야 너 차단했다는 소리가 ㅋㅋㅋ"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한창 괴롭힘 받던 시절,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단번에 지난 번에 상사로부터 연락이 왔을때 일을 말하는걸 알 수 있었다.


"차단 안하고 번호지웠는데 그 분이 전화와서 누군지 못 알아챘더니 '열받아서 번호 지웠나보네.'이러더라구요."

"삐졌다는 소리가 있어 ㅋㅋ"

"그렇게 괴롭혀놓고 전화했다는게 저는 놀라웠는데..저도 많이 삐져있다고 사과 원한다고 소문 부탁드려요."


본인이 나한테 한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구나를 다시금 깨달았다. 하긴 그걸 알 사람이면 애초에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겠지..



본인이 직접 기분이 언짢았다고 말한 것을 보면 지난 번 전화가 기분이 무척 나쁘셨나 봅니다. 혹시 부끄럽지 않으셨나요? 본인이 제게 어떻게 행동했는지 회고해보지는 않으셨나요?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면 다시 한번 말씀드릴게요.

당신은 늘 저를 모욕하는 언행을 일삼았습니다.

주간행사 사회를 마친 나를 보고 "초등학생보다 못했어요. 초등학생도 이보단 잘하겠다."

실적이 부진한 걸 보고 "오늘 딱 10만원치 일한거네."

윗선이 좋아하는 방향이 아닌 합리적인 방향으로 행사를 기획한 걸 보고

"아무것도 하지마. 전화도 하지말고 메일도 쓰지말고 아무것도 하지말고 있어."

더 많은 말이 기억나지만, 생각할수록 아프네요.


물론 그 모욕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들에게도 하셨지만 제게는 더 비이성적인 폭언과 분노를 퍼부으셨죠. 그리고 그 모욕은 제 앞에서, 팀원들 앞에서만 하지 않으셨죠. 다른 부서 사람들, 거래처 사람들, 매장 앞에서도 제게 소리지르시고 모욕하셨죠.


오죽하면 한 거래처 사람은 당신이 매장 앞에서 제게 소리지르고 모욕한 말을 알고 있었을까요?

오죽하면 이전에 당신과 함께 일했던 당신의 상사도 선배도 동기도 제게 위로를 전했을까요?


하나하나 생각해려니 마음이 참 아프네요. 그때 그 말을 들은 제가 너무 불쌍해서요. 왜 그런 말을 듣고만 있었을까. 그때 저는 당신을 원망하기보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저를 원망하고 자책했죠. 당신을 원망하면 당신 밑에서 못 버틸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당신은 저와의 전화가 언짢으셨나요? 당신의 번호를 지워서 당신이 누군지 알아채지 못한게 기분이 나쁘셨나요? 저는 당신의 폭언에 마음이 병들었었고 당신이 말하는 말도 안되는 업무를 모두 해치우느라 늘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며 살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당신으로부터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고 합리적이지 않은 인사고과를 받았고 당신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괴롭힘을 받았죠. 그래놓고 무슨 염치로 전화를 하셨나요? 당신은 참 염치도 양심도 인성도 없는 사람이군요.


당신은 회사에서 윗사람들에게는 잘하고 아랫사람들은 괴롭하기로 유명하죠. 그런데 예전에 당신의 팀장으로 함께 일했던 팀장님이 당신과 함께 일하였다고 한 저를 위로해주시더군요. 아무리 당신이 윗사람에게 잘해도 당신의 인성은 다 티가 나나봅니다.


"인성이 나쁜 그녀와 일하느라 멘탈은 강해졌겠군요."

  

그리고 당신이 나중에 그 팀장님의 도움이 필요해서 전화했을때, 그 팀장님은 당신의 요청을 거절하고 당신에게 팀원들을 탓하지 말고 본인의 인성을 가다듬으라고 조언했다는 말을 해주더군요. 당신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성이 문제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거에요. 아랫사람뿐만 아니라 윗사람에게도. 그런데 아직도 본인의 문제를 모르시는거 같군요.



부끄러운 줄 아세요.

언젠가 당신이 꼭 제 글을 읽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당신이 한 행동들은 곧 언젠가 당신에게 돌아갈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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