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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Dec 27. 2020

서평 :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

흔히 자기 개발서는 매번 똑같은 (좋은) 이야기만 하는데 읽을 때는 쉽게 읽혀도 읽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나는 연말, 연초 혹은 자기 나태해질 때 자기 개발서를 읽는 걸 좋아한다. 책을 읽는다고 책 속에서 말하는 대로 바로 변하지 않더라고 조금이라도 내 마음속에 '책에서 말하는 대로 이렇게 부지런히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다면 그걸로 책의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에 책에서 말한 대로 실천할지는 나의 지속적인 노력에 달린 거니 말이다.


그럼 의미에서 이 책을 선택했다. 유튜브에서 저자인 우미영 사장님이 자기소개를 하시는데 흔치 않은 여성 임원, 그것도 문과 출신 IT 경영인,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기업까지 올라가신 그 이력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흔히 사람들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작은 회사 출신, 비전공자, 워킹맘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도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성공한 사람은 성공의 꽃길만 걸어왔을까?

성공한 사람들도 성공의 경험만 있는 건 아닐 것이다. 필자에게도 수없이 실패와 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성장과 배움은 그 실패와 위기 속에서 나왔다.


대기업에 지원했지만 떨어진 경험,

처음 영업직으로 일할 당시에 거래처를 구할 수 없었던 난관,

9개월간의 수주전에서 실주한 뼈아픈 실패,

목표를 위해 달렸지만 직원들에게 워라밸없이 일만 하게 된다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경험,

열심히 일했지만 회사에서 사업부가 사라지거나 안 좋은 인사고과를 받은 경험,

수십 년의 화려한 경력 속에서도 지원한 회사에 떨어진 경험 등.


필자의 실패와 위기들은 보면 필자도 우리와 같은 직장인의 길을 걸어왔지만 필자만의 방식으로 그 실패와 위기를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으로 만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선택의 순간이면 도전과 성장이라는 가치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기 위해 더 위험하고 힘든 상황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가치를 잃지 않고 30년간 배우고 도전하고 기꺼이 더 어려운 문제를 받았기에 필자가 더 빛나는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필자만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경험들을 읽으며 필자가 어떻게 스스로를 믿고 일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대기업에 지원해서 떨어졌지만 해당 회사 인사팀장에서 연락해서 왜 내가 떨어졌는지 물어보는 적극성,

영업직으로 일할 당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거래처를 얻어내는 문제 해결력,

실주에 상심하기보다 전체 영업 과정을 복기하면서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자세,

부정적인 피드백도 직원들과 공유하며 직원들의 솔직한 피드백도 들어주며 직원들이 솔직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자세,

자신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문의하고 인사 평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향상을 고민하는 자세,

실패에도 스스로 그 과정 속에서 배운 것을 생각하는 긍정적인 자세.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흔한 자기 개발서처럼 읽고 나서 내게 '좋은 자세네.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작은 불씨만 키워줘도 된다는 작은 기대였다. 그런데 이 책은 흔히 보는 성공원칙을 몇 가지 나열하고 이대로만 하자라는 식의 가벼운 자기개발서가 아니었다. 필자가 30년간 사회생활을 했던 실패와 위기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에세이였다. 그렇기에 그냥 책을 한 권 읽은 것이 아닌 사회생활의 멘토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가 말하는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사실 우리 자신만큼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내가 어떻게 일하는지 내가 어떤 부분에 자신이 없는지, 내가 어떤 걸 빠르게 혹은 남들보다 잘 해낼 수 있는지 말이다. 그렇기에 내가 확신을 하지 않는 일에는 남을 설득할 수도 없고 남도 쉽게 나를 믿고 어떤 결정을 내리게 만들 수 없다. 그러니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하는 액션과 선택이 성공할 수 있을 거라 확신을 갖는 것 말이다. 설사 그게 완벽한 확신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가 하면 이 악물고 덤벼들 열정적인 자세 말이다. 그런 자세로 하는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배움이고 경험이니깐.


Why not? nothing to l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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