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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May 01. 2021

윤여정처럼, 장영란처럼 성공하기.

Old & Gorgeous

금요일 아침은 아침에 눈 뜰 때부터 다른 요일과 달리 몸도 마음도 가볍다. '오늘만 일하면 주말이다!'라는 내적 샤우팅이 나를 감싸며 이미 마음만은 주말이다. 그렇게 나는 금요일 오후 6시 땡 하면 칼같이 퇴근을 하고 한주 고생한 나 자신에서 자유라는 시간을 선물한다. 일정표에, To do list에 적힌 해야 하는 일이 아닌 자유롭게 나를 풀어놓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시간 말이다. 이렇게 내가 자유로운 주말을 즐기는 루틴 중 하나는 금요일 저녁에 유튜브 '네고왕'을 보는 것이다.



네고왕을 이끄시는 장영란님의 하이텐션과 솔직한 드립을 보는데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 평소 유튜브를 2배속, 1.75배속으로 빠르게 보는데 네고왕 20분의 영상을 금방 다 보는 게 아까워 기본 속도로 볼 정도로 아끼는 유튜브이다. 그런 그 네고왕 시즌2가 어제부로 끝이 났다. 그리고 그동안 웃으면서 봤던 네고왕을 마지막회에는 눈물범벅으로 보았다.


네고왕 시즌2 첫회에서 장영란님은 방송 경력 18년 데뷔이라 처음으로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처음 맡는다며 들떠 보였고 구독자 입장에서는 첫회부터 앞으로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되었다.


"나이 마흔셋에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좀 들어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얘기해주시면 정말 제가 나서 가지고 '맡기면 다 된다' 이런 느낌으로! 어렵고 힘든 일 있으시면 저한테 말씀해주세요. 떼인(?) 돈도 받아드릴게요!"


그렇게 네고왕은 내게 매회 매회 그녀의 애정과 열정과 18년간 갈고닦은 진행 능력이 더해 매주 기대되는 유튜브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장영란의 첫 단독 진행을 응원하며 그녀에게 스며들었다. 그렇게 장영란님의 네고왕은 내게 주말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내게 주는 즐거운 선물이었다.



매회 솔직한 입담과 적극적인 에너지는 20분을 순삭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그녀는  단독 프로그램에 이어  광고들까지 찍었다. 그리고 어제를 끝으로 화려했던 장영란님의 네고왕 시즌2 종료되었다. 마지막회에서 제작진이 사진 선물을 받으며 '너무 감동이라며 데뷔이래 처음이라며' 아이처럼 울던 그녀의 모습에 네고왕 제작진들도 울고 그걸 보는 나도 눈물이 났다.


"저는 솔직히 장영란 그게 좋았었거든요. 그냥 평범하게 튀지도 않고 맨날 끝자리에 앉아가지고 좋았는데 제가 마흔네 살이고 이제는 뭔가를 좀 엄마로서 포기하는 게 더 많아지고 발전보다는 좀 내가 이제 놔야지 놔야지. 근데 아니라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새로운 저는 시작이었고 더 하고 싶다 뭔가 더 배우고 싶다. 마흔넷에도 할 수 있구나. 이런 열정이 좀 샘솟는 그런 느낌. 너무너무 행복하죠."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자기 주제(위치)를 알게 된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우리가 꿈꾸는 이상 속에 나의 잠재 가능성은 작아지고 현실적인 한계를 더 많이 반영한다. 초등학생 때는 의사도 판사도 축구선수도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던 꿈들이 20대가 되어 대학생이 되면 좋은 회사, 공무원으로 현실적으로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목표로 바뀐다. 30대가 되어서는 이미 들어간 회사에서 승진하거나 부업이나 투자를 하며 한 달에 몇 십만원이라도 더 벌 수 있는 꿈을 꿈다. 나이가 들수록 나의 성장을 꿈꾸는 것보다 지극히 현실적인 돈을 더 버는 일로 바뀐다. 그래서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허황된 꿈을 꿀 수가 없다. 30대가 되면, 40대가 되면 내가 앞으로 지금 있는 위치에서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는지,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가 그려진다.


20대 후반에 지방의 한 작은 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친구는 첫 사회생활부터 자신의 가능성보다 한계를 먼저 보았다고 하니 말이다.

"여기서 일하면 내가 내년에 얼마 벌지, 10년 뒤에는 얼마 벌지가 그려져. 내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가 보이는거지."   


20대후반부터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는데 하물며 마흔이라는 나이는 나 혼자가 아닌 가족도 생기는 나이기에 꿈을 꿀수록 포기해야하는 것들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꿈을 꾸기가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18년간 프로그램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던 그녀가 44살에 단독으로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나며 사회와 자신이 정한 한계를 뛰어넘고 더 크게 날아오르는 그녀의 모습에 우리 모두 그녀를 응원하지 않았을까.


나는 모든 사람에게 각자 다른 시기에 예상치 못한 기회나 행운은 비슷한 크기로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운을 만날 시기에 그 사람이 그걸 잡을 준비가 되었나의 문제라고 말이다. 그래서 너무 빨리 운 좋게 성공했더라도 자신이 운으로 잡은 성공과 기회를 지속시킬 노력과 준비가 안되었다면 그 성공을 쉽게 사그라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는 운 좋게 반짝 성공하고 꺼진 불꽃이 아닌 대기만성으로 단단하게 성공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간을 쌓아야 한다. 우리에게 진짜 부러워할 건 젊은 시절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잃을 수 있는 행운과 부가 아닌 나이가 들어도 빛날 나의 가치, 품격이다.


오래 갈고닦은 윤여정님의 시간이 가장 화려하게 전 세계에 주목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70살이 넘어서 자신이 쌓은 55년의 연기 인생의 불길을 피우신 윤여정 배우님을 보면 인생은 늦게 빛을 볼수록 더 뜨겁게 활활 타오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Young & rich'의 이른 성공을 꿈꾸기보다 나이가 들어도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단단한 대기만성형을 꿈꾸겠다. 윤여정님처럼, 장영란님처럼.


                Old & Gorge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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