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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Jun 29. 2021

업무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루세요?

평소 내가 아끼던 우리팀 막내가 오늘 갑자기 내게 질문을 했다.


"앨리님은 업무, 실적 스트레스 어떻게 다루세요?"



우리팀 업무 특성상 전체 팀원의 개별 퍼포먼스가 그래프로 보이기 때문에 비교와 경쟁이 용이한 구조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가 다른 사람들보다 혹은  욕심보다 높지 않다면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그만큼 실적이 좋을 경우, 보상도 확실하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보상을 기대하다가 막상 내가 그만큼의 성과를 만들지 못해 놓친 보상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감에 스트레스를 받는 걸지도 모른다.



사실 이전 직장에서 평가 철이나 승진할 때 나는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최선을 다해 퍼포먼스를 만들었지만 그에 대한 결과(보상)는 오직 나의 성과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회사 방침(가령, 올해 승진할 T.O. 라던지 올해 우리 사업부가 받은 성과 등등)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내가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불안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려고 했지만 그게 쉽사리 풀리지 않을 때 혹은 내 노력이 좌초될 위기를 겪을 때 나는 극도로 예민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만약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했는데 그만큼의 결실을 얻지 못한다면 정말 화가 날 것 같았다. 그때 배웠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을.



"저는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중간만 하자는 목표를 잡아요."


객관적으로 내가 나를 봤을 때, 내가 달성하기 어려운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면 내 욕심(기대)과 현실적 한계에 일을 하기도 전에 일에 압도될 때가 있다. 가령 30% 매출 성장도 쉽지 않은데 회사가 지난달보다 3배 성장을 시키라고 한다면 일을 하기도 전에 목표에 압도되고 만다. 그래서 일을 하기도 전에 '내가 저걸 할 수 있을까...'라는 혼란이 오다가 결국 '아몰랑~못해 못해~'하고 포기하게 된다.


그러니 나는 회사가 내려준 목표를 내가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 '그래 절반만 해보자. 목표 달성률 60%만 가보자.'라는 마음을 먹는다. 회사가 주는 목표 말고 내 마음속에 나만의 목표를 절반만 세우고 가는 거다. 이렇게 마음을 가볍게 먹으면 어려운 일이라도 부담 없이 임할 수 있다. 절반 정도 수준이라면 내가 쉽게 통제할 수 있는 성과이니 마음도 가벼워지고 업무에 대한 주도권도 갖게 된다.


그렇게 절반만 해보자고 마음먹고 보면 어느새 절반은 크게 어렵지 않게 달성하고 있다. 그럼 또다시 80%를 달성해보자. 이렇게 점차 늘리는 거다. 그러면 신기하게 처음에는 60% 목표를 삼았다가 어느새 120% 달성하고 있기도 한다.


우리가 달리기를 할 때 무거운 가방과 짐을 들고 달리면 오래 달리기 어렵다. 달리기도 힘든데 짐도 짊어지고 있으니 힘도 더 들고 짜증 나니 결국에는 달리기를 포기하고 만다. 멀리 그리고 오래 달리려면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해야 하듯이 일을 할 때도 마음의 무게를 덜어낼 필요가 있다. 주어진 일과 목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거지만 일에 일하는 마음과 내 안의 목표는 내가 통제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목표로 낮게 시작하며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조절하곤 한다.


tvN 유퀴즈 속 이준수 군의 행복한 모습!



물론 그럼에도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없다. 내 마음에 목표는 낮더라도 회사가 내게 요구하는 목표가 있으니 끊임없이 내게 그 목표에 대한 퍼포먼스를 요구한다.


'너 얼마나 하고 있어?'

'그렇게 해서 되겠어?'

'남은 기간 어떻게 할 건데? 그렇게 하면 목표 달성할 수 있어?'


나 혼자 하는 일이 아닌 팀이 함께 하는 일이고 내 목표인 동시에 상사의 목표이자 우리 사업부의 목표이니 나 혼자 힘 빼고 달리다가는 끊임없는 융단 폭격 공격을 받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사실 아무리 내 마음의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들 외부의 무게가 계속 나를 짓누르면 나 역시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니 퇴근 후부터는 회사가 아닌 다른 세상을 찾아야 한다. 회사와 나를 분리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 새로운 세계는 퇴근을 설레게 만들어서 퇴근하고부터는 더 이상 회사일을 생각하지 않게 만든다. 회사가 아닌 나를 몰입시키는 다른 세상을 통해 회사가 전부가 아니라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회사에 몰입해 있을수록 회사에서는 크고 작은 일들은 나의 하루, 나의 감정, 나의 관계 그 모든 걸 좌지우지한다. 그래서 근무시간이 지나면 회사가 아닌 다른 세계로 나의 세계를 넓혀 회사에서 있던 크고 작은 일들은 그 회사라는 세계에서만 머무르게 하고 나의 다른 하루, 가정, 취미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거다.


나는 퇴근하면 책을 읽고 일기를 쓰며 '나만의 읽고 쓰는 세계'를 연다. 퇴근하면 일단 일은 끝이고 그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잘하던 못하건 내일 업무시간에 새로운 마음으로 이어서 하기로 한다. 만약 생각보다 일이 안 풀린다면 성과급 조금 덜 받지라며 돈에 대한 욕심과 인정에 대한 욕심을 내려두고 내가 돈을 더 벌고 인정을 더 받을 수 있는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


그렇게 나는 재테크에 관련된 책을 더 읽고 일기를 쓰며 매일매일 글을 한자라도 쓰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나만의 읽고 쓰는 세계'가 쌓이면 회사와 별개로 이 안에서 나중에 내가 돈도 더 벌고 인정도 받는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퇴근하고 나면 나만의 다른 세계로 들어가며 회사가 내 삶이 전부가 아님을 늘 몸소 체감한다. 회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면 회사에서 잘하려는 욕심을 내려두고 회사 말고 다른 세계를 만들어서 나의 생산성을 회사 밖에서도 활용하자.


그리고 이렇게 다른 세계는 나를 리프레쉬하게 만들어서 다시 또 내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니 적당히 긴장을 풀고 성과보다 내 행복이 먼저라는 마음으로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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