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에 한 회사로부터 면접을 제안받았다. 사실 결혼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여서 이직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내가 그 회사에 면접을 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리크루터의 한마디 말 덕분이었다.
"기회가 언제나 오진 않잖아요."
결혼을 앞둔 게 아니었다면 더 좋은 회사로 이직을 주저했을까? 아마 나는 주저하지 않고 면접에 응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면접을 보기로 했다. 그렇게 면접을 준비하던 중에 또 다른 회사로부터 면접을 제안받았다. 이미 한 회사의 면접을 보기로 마음먹었기에 다른 회사의 면접도 보기로 했다. 그렇게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직을 고려하지 않던 내가 갑자기 두 군데의 회사의 면접을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대략 5주간 나는 2군데의 회사 면접을 보았고, 운이 좋게도 두 군데 모두 합격하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었다. 이직을 할지 아니면 현 직장에 남을지, 이직을 하면 어느 회사로 이직할지 말이다. 고민하던 참에 한 회사로부터 최종 오퍼(연봉 제안)까지 받았다. 크게 염두하지 않았던 회사임에도 좋은 조건으로 오퍼를 받으니 당장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직을 통해 연봉을 올리자'로 마음을 먹고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를 결심하니 결혼식을 고려해서 빨리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디렉터와 면담을 신청했고 퇴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나의 이직 통보에 디렉터는 되물었다. 여기서 인정받고 있는데 왜 떠나려고 하냐고 물었다. 나는 더 좋은 연봉을 제안받았기에 이직을 결심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는 단순히 보상의 문제라면 내년에 20%의 연봉 인상과 승진을 모두 시켜주겠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카운터오퍼에 나는 흔들렸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과 승진이라니...! 그게 가능하다면 과연 내가 이직을 할까..? 흔들렸다. 그리고 마침내 내 마음에 태풍을 일으킨 질문..
디렉터 : 제안받은 회사가 어딘지 물어봐도 될까?
나 : 0000입니다.
디렉터 : 그런데 그 회사가 왜 너한테 그렇게 많이 연봉을 올려주려고 할까?
나 : 현직장의 경력을 높게 봐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디렉터 : 바로 그거야. 시장에서 여기 경력을 높게 평가받는다면 내년에 승진하고 2년 뒤에 이직하면 더 많은 연봉을 받고 갈 수 있을 거야. 다시 한번 생각해봐.
현직장을 떠나고 싶었다기보단 우연한 계기로 면접을 보았기에 나는 지금 내가 떠나는 게 맞을지.. 확신이 없었다. 오히려 현직장에 몇 년 더 있다가 이직하면 좀 더 인정받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참에 또 다른 회사로부터 면접 합격 소식을 들었다. 선택지가 늘어나니 고민도 깊어갔다.
회사를 선택하는 일은 중요한 일인 만큼 업무, 연봉, 복지, 팀 분위기 등등 비교해볼 항목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가까운 분들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했다. 그렇게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나의 길을 찾는데 도움을 준 조언들이 있었다.
눈앞에 연봉은 빼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선택해라.
눈앞에 제안받은 연봉에 흔들리지 마라. '3년 뒤에 A회사, 현직장 두 군데 중에서 어느 회사에 있어야 더 인정받을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생각해봐. 지금 현재의 연봉이 아닌 미래의 연봉을 높일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해. 설사 지금 연봉 천만원 올라가도 너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지 않아. 그러니 눈앞에 돈에 흔들리지 말고 좀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결정해.
내 선택의 기준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알 수는 있었지만 그 기준을 따르는 선택이 무엇인지를 아직도 혼란스러웠다. 당장 일 년 뒤도 가늠할 수 없는데 아직 다 경험해보지 않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기란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 조언 덕분에 3군데 중에서 가지 않을 회사는 쉽게 고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진짜 내가 선택할 회사를 골려야 하는데 둘 다 너무 좋은 장점과 아쉬운 단점을 고루 가지고 있어서 고르기가 어려웠다. 그때 나를 움직인 조언은 결국 내가 끌리는 가치를 고민해보게 만들었다.
네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가라.
돈에 흔들리면 네게 돈이 중요한 가치인 것이니 네 마음이 끌리는 대로 따라가라. 그러니 너무 많은 주변 조언에 흔들리기보다 너의 마음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집중해봐.
이 조언을 듣고 나니 내가 어떤 선택을 해도 그게 선택의 순간 내 마음을 이끈 선택이니 후회는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하겠다는데 이외 무슨 다른 이유가 필요할까. 그래서 마침내 나는 가뿐히 어느 회사에서 일할지 선택할 수 있었다. 그렇게 결국 나는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이 많았는데 결론적으로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인데 앞으로 다른 선택의 갈림길에서도 염두할 값진 조언들을 얻는 기회가 되었다.
새로운 이직 기회를 통해 도전을 하게 되면서 ‘언제나 기회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리스크가 나를 성장시킬 힘이 될 것이란 것도. 대담하게 새로운 기회를 향해 나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