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극곰 Jan 22. 2020

내 브런치 댓글에서 욕을 보았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혼자 끙끙대고 고민하는 것들을 글로 쓰니 생각도 정리되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았다. 글을 쓰면 '라이킷'을 눌러주고 '댓글'로 공감을 표해주는 사람을 보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로와 안도감을 얻기도 하였다. 그래서 지금은 일상에서 생각나는 것들을 브런치에 글 쓰고 있다. 아무래도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서 글을 쓰는 것이기에 내 지극히 사적인 생각이 일부 독자들과 다른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은 모두 다르니 말이다. 또한 나도 아직 완벽한 사람은 아니니 글을 써보면 내가 잘못 생각한 부분 혹은 나의 좁은 시각이 드러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다른 시각으로 댓글을 달아주시면 나보다 깊이 있게 바라보시고 친히 댓글로 남겨주시는 정성에 감사하기도 하다. 그런데 좋은 댓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 나는 내 브런치 댓글에서 욕을 보았다.



비아냥거림 혹은 비난, 또한 공개적인 글쓰기 하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평소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었다. 내가 굳이 대꾸하지 않아도 문제가 있는 댓글에는 다른 독자분들이 댓글로 대응해주셔서 내가 나서지 않아도 악플을 다신 분이 댓글을 지우고 도망가곤 했다. 그런데 오늘 달린 댓글은 도를 넘어섰다. '10소리'라는 비속어를 섞은 댓글을 보었다. 논리적인 비판이 아닌 원색적인 인신공격의 댓글이었다. 



최근 몇 개의 악플을 보면서 내가 브런치 내 악플러들의 특징을 찾아보았다. 대게 반말과 비속어를 섞는 부끄러운 댓글을 다는 사람은 브런치 내에 글을 쓰지 않고 남의 글에 악플만 남기며 돌아다닌다. 내 글에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남긴 사람이 다른 사람의 글에도 도 넘은 악플을 다는 것을 보았다. 오죽하면 내가 아이디를 외웠을까. 그런데 나는 그냥 아무런 대꾸하지 않은 댓글이었는데 비슷한 악플이 다른 작가님 글에 남겨졌을 때 그 작가님은 친절하고 논리적이고 사이다 같은 댓글로 대응하셨다. 그걸 보고 악플은 악플 다는 사람의 못난 인성과 상종하기 싫어서 피할 게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를 위해 짚고 넘어가는데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악플에 댓글을 남겼다. 보통 때는 다른 분이 대응을 해주시면 그걸 보고 있는데 다른 독자분이 대응한 댓글에도 걸죽한 욕으로 아주 부끄러운 댓글을 남기는 걸 보았다. 부끄러움 조차 모르는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악플러와 똑같은 내용을 반사로 썼다. 본인이 쓴 글을 본인이 직접 느껴보라는 의도였다. 그럼에도 악플러는 본인이 단 댓글에 부끄러움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댓글을 단 수준을 보니 정상적인 범주의 논리와 인성이 없는 사람으로 보였고 비슷한 수준을 가진 다른 사이트에서 활동하실 것을 추천드렸다.


브런치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작가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실제 작가님들 뿐만 아니라 보면서 감탄이 나올 정말로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렇게 브런치에는 수준 높은 글들이 많기에 나는 네이버 기사 댓글 등의 오픈된 사이트보다 브런치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글을 자주 읽으며 꽤나 깨어있고 배우신 분들이 많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독자에 대해서는 심사가 없기에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했나 싶기도 하다. 적어도 댓글을 다는 곳에는 비속어를 쓰면 신고버튼이 있다거나 악플을 다는 사람에게는 활동정지를 시키는 등의 페널티를 주면 브런치의 수질이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도 든다.



물론 내 글이 맘에 안들 수 있다. 그럼 안 보면 그만인 것이다. 혹은 논리적으로 비판을 남겨주셨으면 반영하고 나의 부족함을 깨달을 수도 있다. 그런데 수준 낮은 댓글을 보면 상대방의 수준을 가늠할 뿐이다. '저분은 배우지 못한 한가하신 분인가? 마음에 장애가 있으신가?' 등의 생각이 든다. 예전에 한 여자 연예인이 악플러들을 신고하고 그들을 직접 보러 경찰서에 갔는데 가서 악플러들을 보니 정말 자격지심으로 가득 차서 할 수 있는 거라고 온라인이라는 비대면 댓글을 통해 남을 헛뜯는 것뿐인 세상 못난이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도 이해가 된다. 바쁘고 잘나고 바르신 분들이 댓글로 쌍욕 하러 돌아다니진 않지 않겠나. 댓글은 온라인 상에서 내 인성과 수준을 보여주는 곳이다.



어쩌면 그냥 이런 못난 사람도 있구나 하고 넘길 수도 있는 악플에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악플러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쓴 댓글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줘 보시겠어요? 떳떳하신가요?"라고. 멘털이 강한 나는 이런 댓글을 보고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겠지만 악플러를 가만히 두면 그들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악플을 남길 것이다. 그것을 막고 싶다. 무관심이 최고의 대응이라고 생각했지만 악플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면 악플을 무시하는게 최선은 아닌 거 같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라는 속담대로 하는게 내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이라는 생각했다. 그러나 똥이 얼마나 더러운지 널리 보여주는 것도 악플을 대응하는 가장 손쉽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배우 신세경씨가 본인의 강아지와 유튜브 영상을 찍고 올렸고 “보신탕해먹고싶다.”라는 악플이 달렸다. 그녀는 그 댓글을 베스트댓글로 고정시켜 모든 유튜브 구독자들이 보게 만들었다. 그 댓글을 본 사람들은 베스트댓글을 비판했고 결국 그 악플러는 본인의 악플을 지우고 도망갔다. 가장 현명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아이돌 최유정양도 본인의 외모에 대한 악플디엠을 인스타스토리로 올렸다. 그러니 공개되어도 부끄러움이 없는 글을 댓글로 달아야 한다. 댓글  줄로 본인의 인성을 보여주는 악플, 오늘 댓글로  다신 악플러에게  글을 바칩니다.


악플다신 어르신, 추하십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