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한번은 읽었으면 하는 책
#모두의입양
이 책을 읽는 내내 목에서 자꾸 뜨거운 것이 넘어오려는 걸 꾹 참았다. 단순히 입양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며 사랑하는 이야기. 입양에 대한 편견과 환상을 지우고 입양을 넘어 가정과 관계에까지 생각과 고민을 확장하게 해준 책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즈음 부모님은 이혼하셨다. 그때부터 시작된 엄마란 존재의 부재. 성인이 되기까지 그 부재속에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스무살이 되었을 때 아빠가 비로소 건네준 엄마의 전화번호.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여보세요란 한 마디. 신기하게도 그 음성이 엄마라는 사실을 너무 분명하게 알았다.
이 책에선 유독 마음을 자꾸 건드려서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문장들이 많았는데, 가령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사랑이 무참히 거절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문장들. "입양은 불쌍한 아이를 구제하는 행위가 아니라 한 아이의 부모가 되는 일이다. 구원자라는 명예로운 자리에 올라서는 일이 아니라 부모라는 가장 낮은 자리로 몸을 낮추는 일이다." 같은 문장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보니 더 부딪치는 말들이 많았다.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나는 어떻게 지금까지 잘 살아올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곳엔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나온 말대로, "어두운 벽을 더듬으며 1밀리미터씩 전진하다 보니 내가 머물던 곳이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사실. 끝도 없이 컴컴한 동굴 같지만 사실은 결국은 끝이 있는 터널이라는 사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이제는 점점 아이도 사라지고, 마을도 사라진다. 하지만 기꺼이 온 마을의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따듯하고 성실한 마음. 그 마음이 존재하는 한 우리들의 아이들은 자랄 것이다.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