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시즌에 들어섰다는 감각이 또렷하게 느껴진 하루였다.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라기보다, 마음이 한곳에 오래 머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긴장이 올라오는 순간마다, 예전 같으면 밀어붙였을 텐데 오늘은 다르게 반응했다. 지금의 나를 먼저 살피는 쪽을 택했다. ‘지’와 ‘금’, 이 두 글자에 의식을 모으고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설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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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돈에 대한 생각도 스쳤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돈이 있고, 그 돈은 끊임없이 이동한다.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아주 작은 일부만 내 쪽으로 돈길을 돌려놓으면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돈에 대한 생각은 막연한 기대라기보다는 태도의 문제에 가깝다. 돈을 불안의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가능성의 언어로 다시 바라보는 연습. 점점 그 감각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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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른다. 일하는 시간은 늘었고,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거침없이 튀어나온다. 몰입의 상태에 들어가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의식적으로 나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몰입이 깊어질수록, 자기 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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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먹은 알배추 훈제오리 찜은 그런 맥락에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속이 편안해지니 다시 집중할 여력이 생긴다. 무엇을 먹느냐가 곧 어떤 하루를 보내느냐와 연결된다는 걸, 몸은 언제나 정확하게 알려준다. 건강은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인 선택들의 누적이라는 걸 다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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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휴식, 노력과 여유는 서로 반대편에 있지 않다. 잘 조율될 때 비로소 오래 갈 수 있다. 삶은 분명 집중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잃지 않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몰입의 미학이고, 오늘 하루가 나에게 건네준 조용한 확인이었다. #자립일일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