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과 휴식, 노력과 여유는 서로 반대편에 있지 않다.

by Peter Kim

몰입의 시즌에 들어섰다는 감각이 또렷하게 느껴진 하루였다.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라기보다, 마음이 한곳에 오래 머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긴장이 올라오는 순간마다, 예전 같으면 밀어붙였을 텐데 오늘은 다르게 반응했다. 지금의 나를 먼저 살피는 쪽을 택했다. ‘지’와 ‘금’, 이 두 글자에 의식을 모으고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설정하고 있다.

문득 돈에 대한 생각도 스쳤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돈이 있고, 그 돈은 끊임없이 이동한다.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아주 작은 일부만 내 쪽으로 돈길을 돌려놓으면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돈에 대한 생각은 막연한 기대라기보다는 태도의 문제에 가깝다. 돈을 불안의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가능성의 언어로 다시 바라보는 연습. 점점 그 감각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요즘 들어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른다. 일하는 시간은 늘었고,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거침없이 튀어나온다. 몰입의 상태에 들어가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의식적으로 나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몰입이 깊어질수록, 자기 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점심으로 먹은 알배추 훈제오리 찜은 그런 맥락에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속이 편안해지니 다시 집중할 여력이 생긴다. 무엇을 먹느냐가 곧 어떤 하루를 보내느냐와 연결된다는 걸, 몸은 언제나 정확하게 알려준다. 건강은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인 선택들의 누적이라는 걸 다시 느낀다.

집중과 휴식, 노력과 여유는 서로 반대편에 있지 않다. 잘 조율될 때 비로소 오래 갈 수 있다. 삶은 분명 집중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잃지 않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몰입의 미학이고, 오늘 하루가 나에게 건네준 조용한 확인이었다. #자립일일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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