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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Mar 10. 2018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고수들의 미니멀 독서법

독서를 좋아하는 나는 독서법 책도 꽤 많이 읽는 편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즐기고 있나 늘 궁금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뭐 하나라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책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는 그간 읽었던 독서법 책 중에서도 손꼽히는 책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읽고 책 읽기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책을 읽는 속도가 매우 빨라지기도 했고,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쓰는 것도 부담을 덜었다.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도이 에이지, 비즈니스북스, 2017

책 전반에 걸쳐있는 주장은 하나의 책에서 하나의 메시지만 건져 삶에 적용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책 하나에서 메시지 하나도 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에, 다독을 해야 한다는 말도 인상 깊었다. 그동안은 책을 읽으며 되도록 많은 것을 남기고자 애썼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뿐만 아닌 부가적인 메시지도 남기려고 힘썼다. 지금 생각해보니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이었다. 좋은 책을 만나면 말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아 오히려 소개글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을 바꿨다. 욕심을 버리고 하나의 메시지만 마음에 새겨 삶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정 아쉬우면 다음에 한번 다시 읽으며 다른 메시지를 건지면 되리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 건진 하나의 메시지는 바로 이거다. 밑줄을 쳐서는 안 되는 부분과 그럼 어디에 밑줄을 그어야 하는지.


이 책에서는 ‘책 어디에 밑줄을 긋고, 나의 양식으로 만들어 가는가’에 대해서 하나씩 다루겠지만, 여기서는 우선 ‘밑줄을 쳐서는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바로 ‘맞아, 내가 생각한 그대로야’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에 줄을 그어서는 안 된다. 왜 안 되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내 생각이나 신념을 뒷받침해 주는 문장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신나게 밑줄을 긋고 싶어 진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 행위는 그저 단순한 ‘자아도취’ 일뿐이다. … 내가 ‘옳다’라는 사실을 확인해 봤자 힘을 키울 수 있는 양식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생각이나 노하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편협함에 자신을 가둘 위험이 있다. 반대로 읽었을 때는 다소 거부감이 들지만 어딘지 모르게 신경 쓰이는 문장이 있다. 이런 문장과 만났을 때에는 두 눈 딱 감고 밑줄을 그어 보기 바란다.


그동안 나의 밑줄 긋기 패턴을 보면 내가 적극적 동감하는 부분 위주로 밑줄을 그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행위를 '자아도취'라고 말했다. 오히려 읽었을 때 다소 거부감이 들지만 어딘지 모르게 신경 쓰이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보라고 권유한다.  물론 100% 동의할 순 없지만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이를 들수록 사람마다 자신만의 박스사고에 갇혀서 균형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읽고 싶은 것만 읽고 보고/듣고 싶은 것만 찾는다. 저자가 말한 대로 다소 불편한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고민을 해나가는 것도 좋은 독서법이라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지대넓얕>, <열한 계단>등으로 유명한 채사장 작가의 초기 시절 강연을 들었다. 강연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하냐는 물음에 채사장은 불편한 책을 읽으라는 말을 했다. 자신의 생각을 점점 확장시켜 줄 거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앞서 말한 불편한 문장에 줄을 그으라는 저자의 말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어제와는 다른 삶을 꿈꾼다. 그런데 어떻게 다르게 살 수 있을까? 나와는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책마다 선정한 하나의 메시지를 마음에 더 깊이 새기기 위해, 직접 필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적으면서, 마음에도 깊이깊이 새겨지기를.

그리고 나를 또 다른 삶으로 이끌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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