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뭐든지 많이 도전해보는 나를 보고 지인이 카톡으로 사진을 하나 보냈다.
네이버에서 오디오클립 서비스를 하는데 크리에이터를 모집하니 한번 해보란 권유였다. 이 사진을 보는데, 얼마 전 회사 업무차 만났던 미디어회사의 대표님과의 점심식사가 떠올랐다. 다른 일로 만난 거였지만, 그 대표님은 지금 네이버와 협력해서 오디오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넌지시 하셨드랬다. 그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 사진을 보니 그때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원래도 무조건 해보고 마는 성격이라 그랬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써내야 하는 내용을 대충 작성해서 지원했다. 그리고 며칠 연락이 없다가 메일 하나가 왔는데,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합격했다는 내용의 메일 이었다. 연이어 온 메일에는 계약서와 부수적인 안내 가이드 문서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계약서의 내용을 확인하며, 올리려는 콘텐츠에 대해서 적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살짝 당황 스러웠다. 너무 그때의 생각으로 대충 써서 보내서인지 뭘 써서 보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나마 천만 다행이었던 건 지원했던 내용을 꼭 반드시 해야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고 믿고 싶다 지금도) 그래서 어렴풋이 기억을 더듬어 가며 계약서의 내용을 마치고, 관리자 사이트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후 모든 과정이 끝이나고, 이제는 녹음만 하면 되는 상태였다. 이상하게 그때부터 게으름이 밀려와서 차일피일 녹음을 미뤘다. 사실 녹음이라고 해봐야 폰으로 강의나 녹음해 보고, 페이스북에서 아주 가끔 책읽는 오디오 방송 라이브를 몇번 해본게 다였다. 책읽는 방송이야 진짜 책만 읽었으니, 은근히 녹음이 부담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한 달이 지났다. 그리고 또 오디오클립 담당자 님께 받은 받은 한통의 메일. 독촉메일인가 싶어 두려움을 느꼈으나, 다행히 나에게 개인메일을 보낸 건 아니었다. 크리에이터들에게 주는 혜택들을 안내한 메일 이었는데, 그 메일을 보고 나니 갑자기 의욕이 일어나 서둘러 녹음 준비를 시작했다. 오디오 채널 이름도 지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틀릴 수 있는 권리’ 라고 하려 했다. 그런데 지인이 틀리다는 말이 부정적이게 들릴 수 있으니, 넘어질 수 있는 권리는 어떻겠다는 말을 해줬다. 넘어질 수 있는 권리… 곱씹어 볼 수록 좋은 것 같아서 그렇게 정했다.
이로서 이름은 지었고, 다음 일로 10분~15분 사이의 콘텐츠를 녹음해야 해서 대본을 썼다. 그냥 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첫 방송은 왠지 너무 긴장이 될 것 같아 전체 대본을 쓰고 녹음을 시작했다. 그나저나 오디오 녹음과 편집은 또 다른 영역 이었다. 회사에 차장님이 '오다시티'라는 오디오 편집 프로그램을 알려 주시지 않았다면, 첫 녹음은 언제 끝났을지 상상이 안 된다. 또 진행하고 있는 글쓰기 방에서 오디오크리에이터 선배 한 분을 만나서, 시그널 음악 구매하는 것부터 이것 저것 많이 배웠다. (역시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이다 나는...) 총 두번에 걸쳐 재 녹음을 했는데, 첫 번째는 어찌나 국어책낭독을 했는지 못 들어줄 지경이었다. 두 번째도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어떻게 첫 수저에 배부르겠느냐란 생각으로 적당히 타협을 했다. 그래도 첫 녹음을 마치고 나니 오글오글 하기도 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앞으로 이 채널을 통해 삶에서 넘어질 수 있는 권리를 적극적으로 누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방송할 예정이다. 오디오클립을 방송한다니, 벌써 부터 게스트로 나와주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행복한 고민 중이다. 첫 오디오 클립을 등록하고 어찌나 신기하던지, 몇번이고 다시 들어봤던 것 같다. 몇분이나 이 오디오방송을 들으실까? 구독자가 한명도 안 생기면 어쩌지? 이런 저런 걱정도 많았지만, 감사하게도 영혼까지 끌어모은 가열찬 홍보 덕분인지, 첫 오디오 클립을 올린 주에 구독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한 주가 지나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오디오 클립도 등록했다. 제목은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브런치를 통해서 책을 출간 계약하게 된 이야기도 했다. 실패는 늘 우리를 좌절하게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러 방법으로 시도해 볼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길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예로 지금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는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모임의 이야기도 나눴다. 이제 와서 담담히 말할 수 있지만, 계속되는 실패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다. (실제로 일정 기간은 포기하기도 했고) 그래도 결국은 100일의 도전에 성공했고, 다른 사람들의 100일 도전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오디오 크리에이터로서의 이 도전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잘 모르겠다. 할 수 있는 한 즐겁게 해볼 생각이다. 오디오 방송을 시작하면서, 유튜브에 비디오 방송까지 아이디어가 이어지고 있다. 부디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허락되길 바랄 뿐이다. 뭔가 새로운 영역을 도전해서 배우는 일은 늘 가벼운 흥분과 함께, 마음을 새롭게 해준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자칫 빠지기 쉬운 매너지름을 극복하는데도 단연 효과적이다. 이 오디오클립 방송을 통해 앞으로도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 된다.
넘어질 수 있는 권리 01. 인트로 들으러가기
넘어질 수 있는 권리 02.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들으러가기
넘어질 수 있는 권리 03. 24시간 안에 시작하자! 들으러가기
넘어질 수 있는 권리 04. 아주작은 반복의 힘 스몰스텝 들으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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