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17 |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채사장 저 |
한빛비즈 출판 | 2014년 12월 5일
저자인 채사장(본명 채성호)은 국문과 철학과 복수전공, 주식투자, 회사원, 학술 강사, 창업(실패), 부동산 임대업 등의 다양한 직업의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채사장이란 필명이 독특한데 '지식가게의 사장'이라는 의미로 본인의 성을 따서 채사장이라고 지었다고 하네요. 저자의 이력 중 가장 저의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학사장교를 자원해서 대학졸업 후 군대에 입대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취업 걱정없이 대학 기간 동안 학교 도서관에서 3년 동안 거의 매일 책을 한권씩 읽었다는 부분 이었습니다. 이때 어림잡아도 1000권 이상의 다양한 책을 경험할 수 있었겠네요. 실제로 이 책을 읽으시면 복잡한 현상에 대해 단순화 해서 쉽게 설명하는 저자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인터뷰 내용도 참고해 보세요. 하단의 [1]참고
이 책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라 오히려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선물로 받게 되었는데, 선물한 분께 예의를 다한다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제목을 잘 뽑아낸것 같은데, 정말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제목이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대해서 어느 누구와 이야기 해도 주제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얕은 지식을 그것도 '쉽게 이해되게' 전달 하고 있습니다. 이런 넓고 얕은 지식을 베이스로 해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들의 책들을 더 깊이 계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라 생각됩니다.
일단 아래 그림을 한번 보시죠. 아래 그림의 내용이 이 책전체를 요약해 놓은 그림입니다. (책에 포함되어 있는 그림). 이 내용들이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아도 다 이해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전혀 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위의 그림이 이해되지 않으신다면, 아래 글들을 천천히 읽어보세요. 이 또한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 책 내용을 저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현실 세계를 극단적으로 추상화하고 단순화하면 세계는 둘로 양분된다. 단순하게 이 세계를 A세계와 B세계라 부르기로 하자.
우선 A세계의 주인공은 소수의 지배자다.
역사에서 그들은 왕, 영주, 부르주아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생산수단을 소유함으로써 노예, 농도, 프롤레타리아를 지배하고 권력을 유지해왔다. 특히 근대의 부르주아는 공장과 자본을 소유함으로써 공급과잉 문제를 일으켰으며, 이는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귀결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에 들어서 냉전과 신자유주의가 도래했다.
경제에서 초기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는 부르주아의 세계다. 그들은 시장의 자유를 추구하고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다. 이에 따라 세금 인하와 복지 축소가 진행된다.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는 부르주아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된다. 자본가의 투자와 사회의 경쟁적 분위기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정치에서 보수는 자본가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적 입장을 말한다. 생산수단의 민영화, 정부 개입 축소, 세금 및 규제 완화, 경제 성장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정치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자본가는 소수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보다는 독재나 엘리트주의 체제가 이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사회에서 자본가가 소수라는 특징은 이들의 권리가 노동자 다수에 의해 침해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생시킨다. 전체주의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 근본 이념으로서의 자연권, 특히 재산권의 절대적 보장은 자본가의 권리와 재산을 보호해 줄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또한 현실적인 측면에서 미디어는 기업들의 광고비를 통해 유지된다는 특징 때문에 기업과 자본가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보수적 견해를 반영하기 쉬운 조건에 놓이다.
윤리에서 의무론은 결과보다는 의무와 도덕 법칙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윤리관으로, 개인의 권리와 인권을 강조한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절차가 보장된다면 그 결과로 빈부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문제시하지 않는다. 결과가 아닌 절차가 사회적 의무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무론적 윤리설이 신자유주의의 정당성에 대한 윤리적 근거를 제시하기에 적합하다.
다음으로 절반의 세계인 B세계의 주인공은 다수의 피지배자다.
역사에서 그들은 노예, 농노, 프롤레타리아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만 했다. 특히 근현대 역사에서 이들은 자신의 피착취의 상황을 직시하기 시작했고, 공산주의 혁명을 통해 역사의 주인공으로 서려 했으나, 냉전 이후 공산주의의 붕괴와 함께 현대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노동자의 계급을 유지하게 되었다.
경제에서 수정 자본주의, 사회민주주의, 공산주의는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체제다. 이 체제들은 공통적으로 시장의 자유를 축소하고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려 한다. 이에 따라 세금이 인상되고 복지가 확대된다. 정부에 의한 적극적인 복지정책 추진은 노동자와 서민드의 직접적 이익이 된다. 다만 노동 의욕 감소와 자본가의 투자 의욕 감소가 경제의 장기적 침체를 발생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치에서 진보는 이러한 노동자와 서민, 최소수혜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적 입장을 말한다. 생산수단 국유화, 정부 개입 확대, 세금 인상 및 규제 강화, 사회적 재분배가 이들의 지향하는 방향이다. 정치적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노동자가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다수의 견해가 반영되는 민주주의가 이들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정치체제가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역사적 경험, 미디어에 의한 교육, 대중의 비합리성으로 인해 노동자가 스스로의 이익과 어긋나는 정치 정당을 선택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사회에서 노동자가 다수라는 특징은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다수에 의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부정적 상황을 전체주의라 한다. 근현대의 시기 동안 전체주의가 얼마나 폭력적으로 개인의 가치를 희생시킬 수 있는지를 경험한 인류는 전체주의를 부정적 가치로 정확하게 규정했다. 이론적으로는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가 전체주의화함으로써 자본가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자본가의 이익이 정치적으로 강력하게 지지되고 있다.
윤리에서 목적론은 행위의 결과가 행복과 이익을 발생시킨다면 이 행위를 윤리적으로 평가하는 관점으로 전체의 이익을 강조한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후기 자본주의나 사회민주주의의 재분배 중심 제도는 다수의 노동자와 서민의 이익과 만족을 높인다는 점에서 목적론적 윤리설에 의해 정당화된다.
어때요? 좀 이해가 되시나요? 아직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시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 합니다. 위에 읽어본 내용들에 관심이 생기신다면 말이죠. ^^ 어째 이번 책 소개는 날로 먹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아참, 대부분 아시겠지만 이 제목 시리즈로 책이 한권 더 있습니다. 이번 편이 현실편이었고, 두 번째 책이 현실너머 편을 다루고 있습니다. 1편에 흥미를 느끼고 2편도 현재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아쉬웠던 점이 한가지 있었는데, 참고문헌이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저자가 어떠한 책들을 읽고 참고하면서 이런 책을 쓰게 되었는지 읽는 내내 너무 궁금했었는데, 맨 마지막 장을 펼쳐 보고 참고문헌이 전혀 없는걸 확인했을때 왠지 모를 허무함을 느끼게 됐었죠.
[업데이트]
지난번 오리지널스 소개글에 이어 이번 소개글도 카카오톡 채널에 open되었네요. : D
참고자료
[1] 채사장 인터뷰 내용: http://yurajun.tistory.com/2196 | http://yurajun.tistory.com/2197
구독 열렬히 환영 :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