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느 별까지 갈 수 있을까
새로운 행성에 착륙했다
이 별은 그간 머문 별보다
중력이 세고 산소가 부족하다
어깨에 쌀이 올려진다
숨이 반 토막 난다
앞으로 잘 적응해갈 수 있을까
나는 갓 자란 다육이가 잎을 낼 때까지
이곳에서 물을 길어야 할 것이다
지난별에 마음을 남기고 온 탓에
여전히 옛 별이 눈곱처럼 끼지만
무뎌진다면 이 생활도 괜찮을 것이다
언젠가 이곳도 떠나야 할 날이 오겠지
다음 행성으로, 또 다른 별을 찾아
점점 이러한 삶에 익숙해져 간다
떠나보내는 것도, 새로 맞이하는 것도
나는 어느 별까지 갈 수 있을까
그건 보지 못한 존재의 몫이겠지
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별을 찾은 후에
우주의 먼지가 되고 싶다
거창한 목표랄 게 하나 없지만
매일의 중력과 산소가 버겁지만
그럼에도 행성을 탐험해가는 나는
여전히 꿈을 꾸는
떠돌이 우주 비행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