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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책(冊)
by 천성호 Oct 05. 2017

책을 만나는 북여행, 서울 서점투어

책과 책이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여행.

                                                                                                                                                                                                                                                                                                                                                                                  


#1. 칵테일과 책의 기막힌 동거, 책바


재즈&클래식 음악이 귀를 애워싸는 어느 조용한 술집(Bar). 이 곳은 책과 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독립서점이자 술집이다. 평소 길을 잘 찾지못하는 나였기에, 오늘 역시 헤매고 헤매다 어렵사리 찾은 이 곳.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내 입은 한참동안 닫히지 못한 채 열려 있었다. 유레카를 외치며.


책과 술의 조합이라..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것만 같은 이 조합은, 이곳에서만큼은 잘 녹여져 나열된 모습이다. 있는듯 없는듯 취하게 만드는 이 칵테일의 알코올 농도처럼, 이 곳 분위기는 서서히 책에 취하도록 만드는듯하다.


적막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재즈음악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어쩐지 영화 '라라랜드'의 재즈바 셉스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젊은 사장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귓속말을 하셨다. 각자의 위치에서 이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의 감성을 깨기라도 싫은 듯이.








#2. 안녕하세요, 이동진의 빨간 책방입니다.

무려 3층까지 있는 대규모의 카페&서점. 지하철역과는 다소 떨어진 감이 있지만, 입구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걸어온 보람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2층에서 늘 이동진의 팟캐스트가 진행된다. 라디오가 진행될 때 오면 더 좋았겠다 라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책방 곳곳을 둘러보았다.

서점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책을 이곳 저곳에 많이 배치해놓은 느낌이 들었다. 1층에서 시작하여 올라가는 계단 곳곳, 어느공간 하나 책이 없는 곳이 없었다. 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분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 그런지, 부쩍 책 얘기와 책콘텐츠 얘기들이 귀에 들어온다.

빨강색은 두려운 색상이자 열정의 색상이기도 하다. 어쩐지 이곳 빨간 책방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열정의 색상을 띄고 있는 듯 하다.





#3. 최초의 심야서점, 북티크

심야서점으로 화제가 되었던 독립서점. 작은 동네서점이라 하기엔 사실 규모가 꽤나 넓고 큰 편이다. 논현동에서 시작한 북티크는, 서교에 분점을 내었고 지속적인 책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내가 방문한 곳은 북티크 서교점. 이곳의 아침은 저마다의 열정을 발산하러 온 직장인들로 이미 채워져있었다. 이곳의 구조는 평범한 듯 특이했다. 보통의 대형서점은 평대 진열이 많아 책이 나열될 수 있는 책상들이 많다. 반면 이 곳은 평대 진열장을 줄이고,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앉을 자리를 더 확보한 모습이었다.

대신 서재에 나열된 책들이 모두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표지가 보이도록 진열되어 있는 게 특징이었다. 뭐랄까. 한 책 한 책의 특징이 잘 보이도록 전시해놓은 느낌이었다. 나는 이 서점이 이러한 진열방식을 계속해서 고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점이라해서 꼭 많은 책을 쭉 세로로 나열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평평하게 진열된 책에 더 호감을 느끼기 때문에, 적은 책일지라도 오히려 책의 접근성은 더 높을 것이다.

틈과 틈사이의 여유는 항상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그래서 책 또한 그러한 공간의 틈이 있을 때 조화되고 각자의 위치에서 빛을 보는 듯하다. 마치 사람과 사람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존재해야 하듯이.

많은 북에디터들이 촬영하고 또 활동하는 북티크. 이 곳에는 독립공간을 제공하는 세미나실이 존재했고, 다양한 독서모임과 책만남을 주선하곤 했다. 책을 좋아하는 서울분이라면 이런 모임에 참석해본다면 좋을 듯 하다.

(현재 심야서점은 논현점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4. 3인3색 완벽한 조화, 카페 파스텔

파스텔뮤직에서 운영하는 카페 파스텔. 이 곳은 샵인샵 형태로, 음반샵 '프렌테'와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이 함께 공존해 숨을 쉰다. 최근에는 이러한 콜라보 서점카페가 많이 생겨나는 추세인데, 책은 물과 같아서 어느것과도 다양하게 어울릴 수 있는 것 같다. 책은 어떻게보면 우리의 일상이니까.

특히 시는 화자의 심정을 소리내어 들려준다는 점에서 노래와 그 의미가 중첩된다. 시는 '읽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읊다'라고도 많이 표현되니까. 그런점에서 보면 이곳의 콜라보는 올바르다. 공통분모가 있는 '것'과 '사람'의 만남이니까. 이 곳에 있는동안 가사가 없는 재즈 음악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마치 꼭 그 음악속의 가사를 시 내용으로 채워넣어라고 부추기는 것처럼.


처음 이 곳에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직원으로 보이는 분들이 2-3명 눈에 보였다. 그래서 '이 곳은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인데도 직원을 참 많이 쓰는 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사장님들이었다.

카페 파스텔은 최근에 파스텔블루라는 분점을 개업했다. 본점은 이대역점이고, 두 곳 모두에서 시인들과의 다양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음악과 시, 책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곳으로 계속 발전했으면 한다.






#5. 책 한잔 하실래요? , 퇴근길 책 한잔

이대역, 신촌역에서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는 서점. 간판이 없는 독특한 서점이었고, 마치 8-90년대의 동네서점을 연상캐하는 모습이다. 길을 지나다 우연히 발견하기보단, 찾아가야 보일 법한 위치와 건물. 사장님은 친절하지만, 책을 구입하러 가기엔 친절하지 않은 위치다.

그렇지만 서점을 둘러보는 동안, 꽤 많은 대학생들이 이 곳을 다녀갔고 서점 내에는 꼭 한 두명씩은  공간을 채우고 있는 느낌이었다. 퇴근 길 책 한잔이라, 나는 이 서점의 이름을 참 잘 지은 듯 하다. 어쩐지 퇴근하고 나면 술과 책이 당기는 날이 많으니까.






#6.  청춘들의 모여사는 동네의 빛, 살롱드 북


서울대와 가까운 신림역에는 꿈과 열정을 가진 2-30대 자취생들이 모여산다. 이 곳은 서울에서도 원룸시세가 낮은곳으로 유명하고, 나와 친한 동생도 이 곳에 머물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서울대입구역에 있는 독립서점 살롱드북은 그러한 열정가득한 청춘을 위한 서점이자 쉼터였다. 나와 연배가 비슷할것 같은 사장님은, 이 곳 서점은 주말보다 평일이 더 손님이 많다고 한다.아무래도 주말에는 다들 시내쪽으로 나가서 그런가보다.

조금 더 앉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자 책을 벽면으로 다 몰아서 정렬해놓은것도 특징 중 하나였다. 독립서점은 각각마다 특색이 있는데, 나는 이렇게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서점이 좋다. 서점이란 곳엔 책 뿐 아니라, 언제나 사람들의 온기. 정. 열정 그리고 만남이 가득해야하니까.

한 쪽에는 새 책, 한 쪽에는 중고책을 같이 판매한다. 그리고 냉장고안에는 병맥주도 있어, 방문하는 분들이 편하게 맥주한잔하며 책을 읽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청춘서점답게 사장님 역시 청춘을 살고 있는 여대생의 모습이었다. 북 메카와는 동떨어진 곳이지만, 지나갈 일이 있다면 방문해보면 좋을 곳이다.






#7. 책 백화점, 북파크

뻥 뚫린 공간속에서 빼곡히 채워진 책들. 그리고 그 아래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이 곳은 한남동 블루스퀘어 2-3층에 있는 북파크라는 곳이다. 서점과 카페의 일반적인 콜라보 형태지만 그 규모가 독보적이다. 특히 1층부터 쭉 이어 올라가는 책탑은 마치 폭포를 연상케했다. 나를 배려하여 이 곳을 찾아주고 함께 동행한 친구네 커플. 그들과 나는 이 곳에서 다채로운 책들을 둘러보며 내가 출판할 책의 제목과 색감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다행히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성공하였다.


1층에서 올려다보는 높은 책장은 모든이의 시선을 강탈했다. 한참을 올려다봐야 끝이 보이는 이 책장은, 많은 이의 카메라를 꺼내게 만들었다. 이태원의 핫플레이스인 이 곳은 앉을 좌석만 200여개가 넘어, 다양한 연령층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다. 주말에 연인과, 가족과, 친구와 가기 좋은 쉼터이다.
 





#8. 유럽책방에 온 착각, 최인아책방

조금은 이질적인 서구풍 건물 하나가 우뚝 서있었다. 그리고 그곳 앞에는 작은 표지판 같은 게 나와있었다. 그 표지판에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건물과 달리 이런 이국적인 이름이 쓰여있었다. "최인아 책방"

건물4층에 들어서니 영화 '오만과편견'에 등장하는 귀족들이 살만한 근사한 집 한채가 나를 반겼다. 꽤 큰 규모의 이 집은 복층 구조로 되어있었는데, 계단 위층에서 책을 읽으며 내려보는 서점의 모습은 한없이 평온하고 아름다웠다.

나는 평소에도 책을 사러갈 때 이렇게 규모가 꽤 있는 서점을 즐겨 찾고 머무르는 편이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누가 뭐라하는 건 아닌데도 어쩐지 규모가 작은 서점에선 책을 오래 보고있거나 어슬렁거리는 게 민망하고 미안하다. 특히 책을 안사고 나올 때는 더더욱.

이 날의 일정은 거리도 거리였지만, 큰 서점을 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일정을 여유롭게 잡았다. 어쩌면 이 곳에서의 머뭄이야말로 평소의 나다운 여행이었다. 이곳저곳 스냅촬영하듯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닌, 한 곳에 지그시 눌러앉아 그곳의 향기-사람-분위기 모든 걸 눈으로 찍는 파노라마 여행을 하는.

계단을 올라간 위층에는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마련되어있고, 아래층에는 판매용 책들만 진열되어 있다. 이 곳에는 책방주인의 지인들이 추천하는 책 진열장이 존재하는데, '가나다라'순으로 진열되어 있는 독특한 진열 방식을 보였다. 그리고 추천하는 책에는 모두 꼬리표가 부착되어 있어 추천하는 사람의 소견을 짤막하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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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소년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며 그 기록들을 모아 책을 만듭니다. / 6년째 네이버에서 북리뷰어로 활동중이며, 첫 책<지금은 책과 연애중>을 얼마 전 1인출판으로 펴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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