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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성호 Apr 10. 2018

글 잘쓰고 싶은 분들에게

익숙은 능숙

“요즘은 말하려는 사람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들으려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별책기행을 통해 알게된 전석순 소설가가 해줬던 말이 지금도 여전히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정작 글을 읽는 사람은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얘기한 말이었죠.

그의 말처럼 서점의 책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독자는 갈수록 줄어듭니다. 독자가 모두 독자이기를 포기한 채로 작가가 되어버린 걸까요, 아니면 책 자체가 점점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걸까요. 정확한 데이터를 산정해내기는 힘들지만, 책 시장이 계속해서 불황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종종 저는 글 잘쓰는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그럴때마다 사실은 퍽 난감합니다. 비결이란 게 있다면 정말이지 제가 먼저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량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소박하게는 알고 있습니다. 그건 그저 글자를 많이 읽는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하고 단순한 이치일 지 모릅니다. 글자를 많이 읽으면 자연스레 글자를 잘 쓰게 된다는 것 말이죠.

“스피치 학원의 역할과 목적이 외적 목소리를 교정해주는 데 있다면, 책은 내적 목소리를 다듬고 정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말이라는 큰 창고에 담길 내용물을 하나씩 하나씩 예쁘게 적재시켜주는.”

저의 첫번째 책, ‘지금은 책과 연애중’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저는 글을 쓰는 행위는 곧 말을 하는 행위와 같아서, 멋진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많은 글자를 적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타인의 글을 사유하고 사색할 줄 아는 자만이 타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글은 문장 하나 하나의 표현보단 작가의 전반적인 관점이 더 큰 역할을 할 때가 많은데, 어떤 시점과 관점을 가지고서 접근한 글이냐가 때론 중요한 관건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러한 관점과 시각을 책에서 많이 얻었습니다. 그런 저여서인지는 모르지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분들에게 저는 이런 진부한 조언을 나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여러 시각을 배울 것을, 읽고난 후 반드시 서평을 쓸 것을, 필사를 간간이 할 것을, 일상에 나열된 글들을 유심히 살펴볼 것을, 너무 어렵게 쓰지 말 것을, 글에 조바심 내지 말기를, 그리고 결국ㅡ익숙은 능숙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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