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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성호 Apr 18. 2018

타인은 나를 모른다 - 소노 아야코

삶에 지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약간의 거리를 둔다>에 이어 소노 아야코의 산문집을 한 권 더 펼쳐보았다. 포켓사이즈가 무엇인지를 증명이라도 하듯, 출판사 ‘책읽는 고양이’는 출퇴근길에 책을 읽는 직장인들의 손목을 완벽히 겨낭했다.

나는 이 책을 혼잡한 지하철 내에서 모두 읽어냈다. 잔상처럼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책 내용이 더 절절이 와닿았다.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쭉 쓰인 글이 아니기에, 단락 단락별로 끊어가며 책을 읽어나가기에 좋았다.

책에는 유독 ‘선의’에 관한 내용이 많았다. 스스로가 완벽히 선의라 믿었던 행동들이 타인에겐 같은 영향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말에 스스로의 행동을 한 번 되돌아 보고는 했다.

1931년생인 작가 소노 아야코. 그의 문체는 삶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듯 했다. 그것이 불행이든, 행복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날아드는 감정을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연륜의 미를 이 책과 전작에서 그는 보여주었다.

소박한 크기와 내용의 책이기에 누구에게나 가볍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며, 끝으로 마음에 든 구절 하나를 띄우며 서평을 마치려한다. 이 글을 읽는 이 역시 자신만의 온전한 속도로 오늘을 살아가길 바란다.

“자연의 큰 특징은 결코 인간의 편의에 따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물은 온전히 자신의 속도로 산다. 인간은 단지 그 눈치를 살피며 수확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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