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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성호 Apr 20. 2018

모든 요일의 여행 - 김민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당신에게

우리는 모두 여행지 속에서 살아간다. 평범한 출근길에 불과한 나의 아침은 여행 온 이에게는 새로운 아침이며, 역으로 나의 화려한 휴양지는 누군가에겐 지루한 직장이기도 할 것이니까.

작가 김민철은 여행을 즐기는 카피라이터다. 남자이름이지만 엄연히 여자라고 말하는 작가는, 수많은 나라를 오가며 모든 요일의 기록을 남겼다. 물론 그의 특별한 기억도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에 불과하겠지만.


“여행은 한 치의 오류도 없이 목적지 앞에 세워주는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시작되는 게 아니다. 실수로 이상한 버스에 올라탄 순간, 그 이상한 버스를 나도 모르게 선택해버린 순간, 나만의 여행은 직조되기 시작하는 것이다.”ㅡ모든 요일의 여행 중에서.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깊게 남은 문구였다.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건 여행이 아닐 것이다. 여행은 낯섦 그 자체이기에, 여행자는 필연적으로 낯선 공간과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그 낯섦과 변수가 싫지 않기에, 우리는 오늘도-내일도 어김없이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한다. 책 본문 중 작가는 그 변수에 대해 이렇게 다시 말했는데 그 표현이 절절이 와닿았다.

“여행은 언제나 구멍 난 양말 같고, 단숨에 들이켜는 커피 같고, 마른 빵 쪼가리 같다가 하얀 식탁보 위의 식사 같고,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샴페인 같았다가도 순식간에 구정물로 변해버린다.”ㅡ모든 요일의 여행 중에서.


매번 새롭고 다른 모양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여행, 그 모양의 설렘을 느껴보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길 추천한다. 당신의 무료한 하루를 조금이나마 특별하게 바꿔줄 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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