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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성호 Jun 02. 2018

연애의 행방 - 히가시노 게이고

당신의 연애를 묻다

밑줄을 한 줄도 긋지 않을 땐 보통 두 가지의 경우로 나뉜다. 책에 흥미를 전혀 느끼지 못할 때와 완전히 책에 몰두할 때로. 전자의 경우에는 서평을 남기지 않기에, 이번 책은 후자에 가깝다.

달콤한 연애소설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음, 달콤쌉싸름한 연애를 다룬 정도랄까? 아니다. 그냥 사랑 소설쯤으로 해두자. 사랑은 많은 풍파를 겪는 단어이니.

책<연애의 행방>의 무대는 하얀 눈으로 덮인 스키장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내가 설산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생겨난다. 물론 그 안의 설렘도 함께 말이다.

단편집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책은 엄연한 장편소설이다. 다만 작가의 역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복선과 복선이 이어져 하나의 줄이 되는 것뿐이다.

그런 면에서 작가가 그린 큰 그림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전혀 다른 배경과 상황의 인물일 것으로 생각했건만, 작가는 나의 확신을 가볍게 웃음으로 무너뜨렸다. 마치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라며 약을 올리듯.

사랑의 결실은 타이밍이 좌우한다. 최근 히트를 치고 있는 모 연애프로그램에서도 같은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좋은 상대일지라도, 그 상대가 어떤 상황과 어떤 타이밍에 나타나느냐가 관건이 된다.

책 <연애의 행방>은 그 타이밍이 빚은 결과를 다룬 사랑 소설이다. 합이 맞은 연인은 결을 맺고, 그렇지 않은 썸남썸녀는 씁쓸한 매듭을 짓는다. 물론 호감이라는 전제가 사전에 뒷받침되는 선에서 말이다. 덧셈과 뺄셈을 함께 대입했을 때 반드시 플러스의 답이 나와야 할 것이니까.

복합적인 감정에 휘말리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소설. 그의 이번 책 역시 타인에게 추천할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올해는 반드시 스키장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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