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일1책

현명한 관계 맺기, "혼자 기대하고 상처받지 마라"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공허함에 관한 해법

by readin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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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수천 번씩 기대를 배신당한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무언가를 기대합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으면', '저 사람이 내게 웃어주었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부터,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나 업무에 대한 진지한 기대까지. 이 책, "혼자 기대하고 상처받지 마라"의 저자 '하야시 겐타로'는 우리가 하루에도 수천 번씩 무의식적으로 기대를 품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기대 중 상당수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셰익스피어는 '기대는 모든 비극의 근원'이라고 했지요.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기대를 멈추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단언합니다. 기대는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기대의 반대말은 '포기'나 '체념'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관계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실망하며 다투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게 되는 상태, 즉 무관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기대라는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저자는 수많은 기업 경영자와 리더들을 코칭해 온 대화 전문가입니다. 그는 뜬구름 잡는 위로 대신, 비즈니스 현장에서 갈고닦은 날카롭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마치 관계에도 '매뉴얼'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25%의 진심, 100%의 오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아무리 애써 마음을 전달해도 상대방에게는 오직 25% 만이 전달된다는 점입니다. 충격적인 수치가 아닌가요? 나의 100% 진심이 누군가에게는 25%의 정보로만 가닿는다는 사실은, 우리가 왜 그토록 자주 오해하고 상처받는지를 명확히 설명해 줍니다. 특히 '척하면 착' 알아주길 바라는 '하이콘텍스트(high-context)' 문화권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그것이 얼마나 헛된 기대였는지 깨닫게 됩니다.


저자는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즉 기대의 수치화를 강조합니다. '최대한 빨리 해줘'라는 막연한 기대 대신 '오늘 오후 3시까지 부탁해'라고 명확히 말하는 연습입니다. 이것은 관계를 차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여주는 가장 효율적인 소통 방식입니다.


저자는 '기대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최상의 시나리오인 '하이 드림', 현실적인 '미들 드림', 그리고 최악의 상황인 '로 드림'. 이 세 가지 프레임을 통해 우리는 기대를 보다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루어지면 좋지만, 설령 최악의 결과가 오더라도 내 마음이 송두리째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한 심리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셈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수많은 기술들이 처음에는 다소 기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모든 관계에서 기대를 측정하고, 범위를 설정하고, 언어를 조율하는 일이 피곤하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명확하게도 한 번 읽고 마는 위로의 에세이가 아니라, 소제목의 '연습'이라는 단어처럼, 꾸준한 의식과 훈련을 요구합니다.



비극의 근원이지만, 모든 창조의 근원인 기대


이 책은 결코 사람에게 기대하는 마음을 버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잘 기대하고, 더 현명하게 관계를 맺는 법, 실질적인 실행 방법 들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또 강조합니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말에 덧붙여 말합니다. 기대는 '모든 창조의 근원'이기도 하다고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타인의 행동에 일희일비하며 넘겨주었던 내 감정의 주도권을 되찾아 오는 것입니다. 더 이상 혼자 기대하고 상처받으며 밤을 지새울 필요 없이, 상대에게는 실망하는 않으면서, 나의 기대를 어떻게 전달할지를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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