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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욱, "배우라는 세계"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무대에 선 배우

by readin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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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다른 업을 가지신 분들의 삶이 궁금했습니다. 영화, 드라마, 유튜브를 통해서 우리는 '배우'를 매일같이 만나고 있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가려진 배우의 진짜 얼굴을 우리는 잘 알고 있을까요? 무대 위에서 천 개의 삶을 사는 그들을 보지만, 무대 아래에서 단 하나의 삶을 살아내는 그들의 고독한 시간은 잘 알지 못합니다. 배우이자 연기 지도자인 신용욱 작가의 "배우라는 세계"는 바로 그 알려지지 않은 일면을 우리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에세이입니다.


재능이라는 신화 너머, '노력이라는 재능'


사람들은 흔히 배우에게 '재능'이라는 신비로운 단어를 붙입니다. 타고난 외모, 매력적인 목소리, 폭발적인 감정 표현을 보면 우리는 쉽게 감탄하며 '역시 배우는 타고나는 것'이라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통념에 선을 긋습니다. 그는 배우의 세계를 지탱하는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며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노력이라는 재능'이라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책은 배우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제시합니다. 대본의 활자 너머에 숨겨진 인물의 삶을 읽어내는 깊은 몰입, 자신의 연기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분석하는 객관적인 자기 성찰, 그리고 무엇보다 지루한 기본기 훈련을 견디는 인내. 마치 구도자의 수행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배우 윤여정이 '나는 배고파서 한 건데 남들은 잘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듯, 절박함과 성실함이 버무려져 비로소 독보적인 연기가 탄생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약점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파고들어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로 만들어낸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결국 우리를 더 단단하고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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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멈춤이 아니라, 다음 도약을 위한 웅크림


배우의 삶에서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또 하나의 축은 '기다림'입니다. 오디션에 떨어진 후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시간, 역할이 주어지지 않는 공백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시간. 이 불확실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배우의 성패를 가릅니다. 저자는 이 시간을 결코 수동적인 체념의 시간으로 만들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오히려 자신을 갈고닦고, 더 깊이 사유하며, 내면을 단단히 채우는 '능동적인 기다림'으로 채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불안감은 피해야 할 적이 아니라,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막힌 길을 걷는 듯한 정체기가 찾아올 때, 저자는 매일 아침 산책을 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았습니다. 톨스토이가 말했듯 '가장 강력한 두 가지 전사는 인내와 시간이다'라는 문장을 실천하는 삶입니다. 오디션이라는 관문은 배우에게 자신을 증명하는 시험대입니다. 배우의 오디션처럼 우리도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매일 크고 작은 오디션을 치릅니다. 이 책은 그 모든 기다림과 실패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를 더 깊고 풍부한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임을 따뜻한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삶이라는 무대의 주연 배우


이 책은 '배우'라는 특수한 직업의 세계를 통해 '인간'이라는 보편적인 삶의 본질을 전합니다. 배우가 감정의 재료를 쌓기 위해 다양한 관계를 맺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배워야 하듯, 우리 역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성숙해 갑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봐줄 '액팅 메이트'의 존재가 중요하듯, 우리에게도 삶의 여정을 함께할 좋은 동료와 멘토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는 주연 배우가 되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지루한 일상을 견뎌야 하고, 쓰라린 실패에 좌절하며, 막막한 불안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괜찮다고, 그 모든 과정이 당신을 더욱 당신답게 만드는 소중한 장면들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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