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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에디토리얼 씽킹"

세상의 모든 재료로 나만의 의미를 짓는 법

by readin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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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떠 잠들 때까지 정보의 파도 속을 헤엄칩니다. 스마트폰 화면은 쉴 새 없이 새로운 소식과 이미지,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고, 무엇을 내 안에 남겨야 할까요. 모든 것이 이미 존재하는 이 과잉과 포화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나만의 고유한 색을 낼 수 있을까요. 20년 경력의 베테랑 에디터 최혜진 작가가 이 책을 통해 통찰력 있는 답을 건넵니다. 단순한 글쓰기나 기획 기술을 넘어, 혼돈 속에서 자신만의 질서를 세우고 삶의 의미를 쌓아 올리는 창조적 사고를 이야기합니다.



왜 지금 '에디토리얼 씽킹'인가


저자는 ‘에디토리얼 씽킹’을 ‘의미의 밀도를 높이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흩어져 있는 사실(fact)에서 통찰을 끌어내고, 무미건조한 데이터(data)를 살아 숨 쉬는 이야기(story)로 바꾸는 행위. 이것은 본래 편집자의 일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의 일이 되었습니다. SNS를 통해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모두가 에디터인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생성형 AI가 무한에 가까운 텍스트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지금, 기계가 만든 결과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관점을 취할 것인지 결정하는 인간의 판단력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정보의 양이 아니라, 그것을 꿰뚫어 보고 연결하며 재배치하는 능력. 수많은 소음 속에서 버릴 것을 과감히 버리고, 남겨진 것들로 나만의 목소리를 내는 감각. 그것이 바로 ‘에디토리얼 씽킹’이며, 이 시대의 차이와 가치를 만들어내는 나만의 핵심 역량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그녀의 문장은 단단하고 명료합니다. 오랜 시간 다듬고 고쳐 쓴 글처럼, 불필요한 수식 없이 곧장 핵심을 말합니다.



삶이라는 원고를 편집하는 일에 대하여


매일 우리에게 주어지는 수많은 경험과 감정, 사건들은 일종의 원고입니다. 우리는 그 원고 위에서 어떤 문장에 밑줄을 긋고, 어떤 단락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 서사(self-narrative)’를 만드는 일입니다. 저자는 ‘자아상’이란 결국 '자신이 겪은 사건 중에서 특정 부분에 주목하고 의미를 부여한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그 의미 부여의 순간에, 비로소 ‘나’라는 고유한 존재의 차별성이 생겨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예술가의 작업실을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동시대 미술가들이 평범한 사물을 모으고 분류하고 재배치하여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듯, 우리 역시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재료 삼아 삶이라는 예술 작품을 빚어낼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거창한 목표나 장기적인 계획 이전에, 오늘 마주한 풍경과 대화, 감정 속에서 의미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눈을 갖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발견하는 눈’을 뜨게 해주는 다정한 안내서입니다.



나만의 닻을 내리기


모든 것이 흘러넘치는 세상에서 떠내려가지 않고, 세상이 던져주는 무수한 재료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으며, 그것들을 기꺼이 나의 이야기로 가져와 재창조하는 용기. 이 책은 우리 각자의 삶이 얼마나 의미 있는 편집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일깨워 줍니다. 우리의 일과 삶이라는 원고를 어떻게 편집해 나아갈지, 더 나은 이야기를 상상해 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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