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타심보단 이기심에 기초한 감정일까

[용의자 X의 헌신] by. 히가시노 게이고

by 북구리







이 전화가 마지막이 될 겁니다. 앞으로는 연락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당신도 내게 연락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당신이나 따님은 방관자로 남아야 합니다. 그것이 야스코씨와 따님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본문 중)










수학 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사는 수학 천재 이시가미.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그에게 사랑이 찾아오는데, 그가 사랑한 여성은 뜻하지 않게 살인 사건의 범인이 되고, 그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는 그녀를 비호하기 위해 스스로 용의자가 되길 선택한다. 그러던 중 담당 형사를 통해 우연한 기회로 대학 동창인 물리학 교수와 만나게 되면서 사건은 수학 천재와 물리학 천재를 둘러싼, 아주 치밀하면서도 처절한 심리 추리 전으로 번지게 된다...!





사랑은 이타심보단 이기심에 기초한 감정이 아닐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기꺼이 타인과 자신의 인생을 몰살시킨 이시가미. 어떻게 보면 희생이며 헌신일 수 있겠으나, 사랑하는 여자의 행복을 곧 자신의 행복으로 여겼던 그의 마음을 떠올려보면, 그가 그 여성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했다고 볼 수 있기에, 자신의 사랑을 위해 타인을 파괴할 수 있었던 그의 행동은 희생이라기 보단, 철저히 이기심에서 발현된 것이 아니었을까 의심해 보게 된다.


동시에 이렇듯 인간의 사랑은 이기적이며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를 덜 사랑하는 일이 되며, 더 나아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누군가에게 불행과 상처를 주는 데 아랑곳하지 않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황홀한 거야.